[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메이저리그 갈 생각이지 않겠나."
올겨울 FA 최대어는 박찬호(두산 베어스) 강백호(한화 이글스)였지만, 최대 관심사는 한화와 노시환의 비FA 다년계약 성사 여부였다. 한화가 5년 170억원 규모의 계약을 제안했다는 소문에도 합의 소식이 들리지 않자 당연히 노시환의 해외리그 진출 의지에 관심이 쏠렸다.
한 야구인은 "5년 170억원 제안에도 계약 발표가 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겠나. 노시환이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가 강하다는 뜻이다. 나이 20대 중반 어린 선수인데, 실패한다 하더라도 한번은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게 당연하다"고 바라봤다.
한화는 노시환과 계약을 시즌 전에 어떻게든 매듭짓고자 했다. 그러려면 조건을 수정해야 했다. 계약을 11년 총액 307억원 역대 최대 규모로 키웠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허용하는 특별 조항을 추가했다. 노시환이 거부할 수 없는 계약서였고, 끝내 사인을 받았다.
한화는 '22일 팀의 간판타자 노시환과 비FA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조건은 2027시즌부터 2037시즌까지 계약기간 11년에 옵션 포함 총액 307억원으로, 이는 FA 계약과 비FA 다년계약을 통틀어 KBO리그 역대 최장기이자 최대 규모 계약이다. 여기에 2026시즌 종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을 추가해 선수의 동기부여도 이끌어낼 수 있게 했다'고 발표하며 '해외 진출은 메이저리그에 국한하되 포스팅을 통해 복귀 시에도 한화의 프랜차이즈로 남을 수 있도록 상호 합의하며 계약 조건을 추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메이저리그 포스팅 조항을 추가한 것과 관련해 "선수의 동기부여를 생각했다. 선수라면 누구나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는 꿈을 가지고 있다. 노시환 선수가 메이저리거로 이름을 떨친다면 한화 팬들과 한화인들 모두 노시환을 보면서 자부심을 갖게 되지 않을까 하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노시환은 "선수라면 누구나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뛰는 게 꿈이라고 생각하는데 감사하게도 구단에서 허락해 주셔서 그런 계약 조항을 넣게 됐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한국에서 정말 최고의 선수가 됐을 때, 그때 한번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그렇게 계약을 하게 됐다"고 했다.
KBO리그는 현재 노시환과 같은 우타 거포가 귀하다. 현재 리그에서 개인 통산 100홈런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20대 선수는 노시환(124홈런)과 강백호(136홈런) 둘뿐이다.
노시환은 2023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20홈런을 달성했다. 2023년(31홈런 101타점)과 2025년(32홈런 101타점) 두 차례나 거포의 상징인 30홈런-100타점 고지를 밟았다. 이글스 선수로 두 차례 30홈런-100타점을 기록한 이는 장종훈(1991년, 1992년), 윌린 로사리오(2016년, 2017년)에 이어 노시환이 3번째다.
한화가 올해 연봉 10억원을 포함해 사실상 12년 317억원 계약을 안긴 이유가 있는 행보다.
특별 조항까지 넣은 만큼 노시환은 올 시즌을 마치고 무조건 메이저리그 포스팅 신청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한국인 야수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 김혜성(LA 다저스) 송성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등이다. 주로 콘택트 능력과 빠른 발, 안정적인 수비가 강점으로 꼽히는 선수들이다.
노시환과 같은 거포 유형의 한국 타자가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사례를 찾기가 쉽진 않다. 메이저리그 통계사이트 '팬그래프스'가 최근 발표한 국제유망주 50명 안에도 노시환은 없었다. 한국 선수로는 김도영(KIA 타이거즈) 문동주 정우주 강백호(이상 한화) 김주원(NC 다이노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윤성빈(롯데 자이언츠) 김택연(두산 베어스)이 이름을 올렸다.
1년 뒤 노시환은 예상을 뒤엎고 미국 진출의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메이저리그 구단으로부터 2130만 달러(약 308억원) 이상 규모의 오퍼를 받아야 한화의 특급 대우를 포기할 명분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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