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첫 타석에서 고영표의 2번째 체인지업은 진짜 잘 떨어졌는데 참더라."
초대박 조짐일까. 단 한 경기라고 할 수도 있지만, 한 경기 안에서 보여준 인상이 강렬했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해럴드 카스트로가 긍정적인 행보를 이어 가고 있다.
민병헌 야구해설위원은 24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구장에서 열린 KIA와 한국 WBC 대표팀의 경기를 중계한 뒤 카스트로를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KIA의 3대6 패배에도 카스트로의 활약은 숨겨지지 않았다.
카스트로는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1회 첫 타석부터 한국 대표팀 선발투수 고영표에게 선취 투런포를 뺏었다. 맞자마자 홈런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오른쪽 담장 너머로 힘차게 뻗어 가는 큰 타구였다. 4회 선두타자로 나선 2번째 타석은 좌익수 뜬공에 그쳤지만, 타격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민병헌 해설위원은 스포츠조선에 "카스트로가 첫 타석에서 체인지업 2개를 참았다. 2번째 체인지업은 고영표 선수가 정말 잘 떨어뜨렸는데 참더라. 그리고 나서 하이패스트볼이 오니까 홈런을 쳤다. 두 번째 타석에서 타격도 나쁘지 않았다. 일단 공을 잘 보고, 쉽게 덤비지 않는 게 굉장히 좋았다"고 했다.
이범호 KIA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은 일본 아마미오시마 1차 스프링캠프부터 카스트로를 흡족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이 감독은 "카스트로는 확실히 타이밍을 잘 맞추는 것 같다"고 칭찬했고, 김주찬 타격코치 역시 "카스트로는 타이밍을 잡는 것과 포인트 맞는 면이 상당히 좋더라. 그래서 타율은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민병헌 해설위원은 "경기에 앞서 이범호 감독과 대화를 나눴을 때 카스트로가 자기 타이밍에 맞춰서 타이밍 좋게 공을 때린다고 칭찬하더라. 그냥 막 스윙하는 게 아니라 직구와 변화구 타이밍에 골고루 잘 맞는다는 뜻이다. 그런 타이밍적인 부분을 굉장히 칭찬하더라"고 귀띔했다.
카스트로는 전통적인 4번타자 스타일은 아니다. 중장거리형에 가깝다. 체격이 그리 크지 않다. 키 1m83, 몸무게 88㎏이다. 실제로 보면 국내 선수들과 함께 있을 때 체격으로 압도하는 느낌은 전혀 없다.
체격에 비해 파워는 있는 편이다. 카스트로는 지난해 캔자스시티 로열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팀에서 뛰면서 99경기, 타율 3할7리(368타수 113안타), 21홈런, 65타점, OPS 0.892를 기록했다. KIA와 계약하기 전까지 베네수엘라 리그 성적은 44경기, 타율 3할3푼2리(187타수 62안타), 6홈런, 25타점이었다.
민병헌 해설위원은 "체격에 비해 파워가 좋았다. 체격은 엄청 작지만 좋다"며 "원래 외국인 선수를 바로 좋게 평가하지 않는 편인데, 카스트로는 외국인 선수치고 진짜 좋게 봤다. 한국에 잘 적응할 느낌이다. 과거 KIA에 있던 로저 버나디나와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바로 떠올랐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카스트로는 올해 KIA의 승부수다. 지난 시즌 팀 내 홈런 1위였던 패트릭 위즈덤(35개)을 포기하고 선택한 카드기 때문. 2위였던 최형우(24개)마저 삼성 라이온즈로 FA 이적하면서 올 시즌 팀 홈런이 급감할 우려가 컸는데, KIA는 콘택트에 강점이 있고 승부처에 강한 카스트로가 화력에 훨씬 도움이 되리라 판단해 과감히 결단을 내렸다.
이 감독은 카스트로가 최형우를 대신해 올해 4번타자를 맡길 기대하고 있다. 카스트로와 함께 김도영 나성범 오선우 김선빈 등이 타선의 중심을 잡으면 올해도 충분히 화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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