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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의 기다림 '문거양', 드디어 터지나, 대표팀 4번 눈 앞에서 펼쳐진 '킬러'의 무력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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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현 투런포.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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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팬들에게 '문거양(문보경 거르고 양우현)'이라는 단어는 썩 유쾌하지 않은 표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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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신인 드래프트 당시 삼성은 신일고 내야수 문보경을 지명하려다 직전에 충암고 내야수 양우현으로 급선회했다.

이후 두 선수의 행보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3라운드 25순위로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은 문보경이 리그를 대표하는 3루수로 성장하는 동안 3라운드 22순위로 먼저 지명된 양우현은 퓨처스리그에서 긴 침묵의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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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키나와 가데나 구장에서 열린 대표팀과 삼성의 평가전.

두 선수의 위치는 극과극이었다. 문보경이 대표팀 4번타자로 선발 출전한 반면, 양우현은 삼성 벤치의 교체 출전 멤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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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양우현 스리런포.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양우현은 딱 한번의 타석 기회를 살렸다. 동기생이자 대표팀 4번 문보경 앞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알렸다.

양우현은 26일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구장에서 열린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과의 평가전에서 8회초 추격의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팀이 2-16으로 크게 뒤진 상황. 수비 때 교체 출전한 양우현은 대표팀의 필승조 유영찬을 상대로 몸쪽 141km 직구를 몸을 열며 완벽하게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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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우현의 '국대 저격'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일 대표팀과의 경기에서도 그는 특급 신예 정우주를 상대로 역전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대표팀의 오키나와 캠프 유일한 패배를 안긴 바 있다. 국가대표급 투수들의 공을 두려움 없이 받아치는 모습에 1루측을 가득 메운 삼성 팬들은 열광했다.

그간 양우현을 따라다녔던 '문거양'이라는 꼬리표는 본인에게도 적지 않은 압박이었을 터. 하지만 이번 캠프에서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심상치 않다.

7년의 기다림. 마침내 그 설움을 씻어낼 '잠재력'이 폭발하기 시작했다. 국가대표 파이어볼러를 잇달아 저격하며 삼성 타선의 새로운 '깜짝 조커'로 급부상하고 있다.

26일 이성규 홈런.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양우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밑져야 본전이니 자신 있게 하자는 생각으로 타석에 들어갔다"며 "후반에 교체로 나가다 보니 한 타석 한 타석 기회가 소중했다. 상대를 의식하기보다 내 상황에 더 집중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담담하게 소회를 밝혔다.

이성규의 2경기 연속 홈런까지 이어지며 삼성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뒷심을 발휘했다. 비록 6-16으로 대패했음에도 불구하고 백업 요원들의 장타력을 확인한 값진 수확이었다.

현재 삼성의 분위기는 썩 좋지 못하다. 새 외국인 투수 맷 매닝이 팔꿈치 통증으로 검진 차 귀국하며 선발진에 비상이 걸렸고, 대표팀과의 경기에서도 대량 실점하며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20일 양우현 스리런포.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하지만 이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양우현의 재발견은 삼성에 큰 위안이다. 주전급 선수들의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시름하는 삼성 덕아웃에 양우현과 이성규가 보여준 집중력과 장타력은 분위기 반전의 신호탄이 되기에 충분했다.

과거 조롱을 뒤로하고 드디어 자신의 틀을 깨기 시작한 양우현.

7년을 기다려온 사자 군단의 '비밀 병기'가 우승도전의 해인 2026시즌, 깜짝 카드로 떠오르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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