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어쩌면 유신고 출신 친구끼리 신인왕 경쟁을 할 지 모르겠다.
유신고 센터라인을 책임지던 오재원과 이강민. 프로 무대에서 선의의 경쟁에 나설 전망이다.
1라운드 3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오재원과 2라운드 16순위로 KT 위즈에 입단한 이강민이 소속팀 약점을 단숨에 메우며 주전 도약을 앞두고 있다.
오재원은 한화 중견수 톱타자 자리를 예약했다. 이강민은 KT 유격수 강력 후보다. 이제 막 고교를 졸업한 루키 선수들. 두 선수 모두 최고 경쟁력은 안정된 수비다.
고졸 루키 답지 않은 수비실력으로 루키 시즌 주전을 각각 예약했다.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진작에 알아본 두 선수. 유신고 방문 당시 이대호는 오재원 이강민에 대해 공수에 걸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안목은 틀리지 않았다.
이강민은 단숨에 이강철 감독의 마음도 훔쳤다.
27일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만난 이강철 감독은 이강민의 수비력에 대해 "글러브만 끼면 타구 반응하는 순발력과 공을 빼서 던지는 능력이 남다르다"며 "퓨처스 김태균 감독이 '유격수 다운 유격수가 들어왔다'고 하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배팅감각도 보통이 아니다. 1차 캠프부터 이강민을 유심히 지켜본 이 감독은 "손이 먼저 나오길래 점이 아닌 선이 만나도록 궤적을 만들어야 한다"고 한마디를 던지자 타구질이 바뀌기 시작했다. 힘있는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중장거리를 칠 수 있는 "박경수 (코치) 스타일"이라는 설명.
실제 이강민은 1일 일본 오키나와현 구시가와 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평가전에 유격수로 선발 출전, 3회 2사 후 첫 타석에 LG 에이스 치리노스를 상대로 우중간 2루타를 뽑아냈다. 다리를 살짝 빼고 우중간으로 밀어치는 타격센스가 돋보였다. 이강민의 안타이자 장타는 이날 치리노스를 상대로 뽑아낸 유일한 안타였다.
준비된 유격수 이강민은 고교 시절부터 정상급 수비로 이름을 날렸다. 3학년 들어 타격까지 포텐이 터지며 완성형 유격수로 진화했다. 그는 "1, 2학년 땐 홈런 욕심만 냈는데, 3학년 때 컨택에 집중하니 오히려 장타율이 더 올랐다"며 'OPS형 타자'를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강민은 야구 하이라이트를 볼 때도 "나였으면 저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를 끊임없이 시뮬레이션 하는 생각하는 유격수.
"펑고 받는 게 세상에서 제일 재밌다"는 루키 유격수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훈련에 매달리며 프로 첫 시즌을 준비 중이다.
프로의 강한 타구와 낯선 흙 구장 환경조차 그에겐 즐거운 도전일 뿐이다.
유신고 시절 센터라인을 지킨 친구 오재원과는 수시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같이 잘 됐으면 좋겠다"는 응원과 바람. 그는 "(이)재현 선배처럼 빨리 자리 잡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우선은 1군에서 최대한 버티며 순리대로 제 자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두르는 습관만 고치면 진짜 물건이 될 것"이라는 이강철 감독의 말처럼, 이강민은 지금 오키나와 캠프에서 가장 뜨거운 루키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이대호의 픽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듯, 19세 유격수가 파란을 일으키며 KT의 주전 자리를 단숨에 꿰찰 기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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