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정확히 1년 전이었다.
'승격팀' FC안양은 '3연패'에 빛나는 '디펜딩챔피언' 울산HD를 개막전에서 만났다. 그것도 원정이었다. 울산문수축구장은 원정팀의 무덤이라 불렸다. 울산의 낙승이 예상됐다. 하지만 경기는 묘하게 흘러갔고, 추가시간 모따가 기적 같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안양이 1대0으로 승리했다. 첫 경기서 전년도 우승팀을 잡는 이변을 일으킨 안양은 제대로 기세를 탔다. 결국 8위로 시즌을 마치며 잔류에 성공했다.
1년 뒤, 묘한 데자뷔가 연출됐다. '승격팀' 부천이 '디펜딩챔피언' 전북 현대를 맞아, 원정에서, 그것도 추가시간 터진 결승골을 앞세워 승리했다.
부천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1라운드에서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전반 12분 이동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했지만, 25분 갈레고가 상대 실수를 가로채 동점골을 뽑았다. 후반 8분 이동준에게 다시 한골을 내주며 또 다시 끌려갔지만, 37분 몬타뇨의 동점골과 추가시간 갈레고의 페널티킥을 묶어 대역전 드라마를 썼다.
지난 시즌 아무도 예상 못한 승격에 성공한 부천은 지난 시즌 리그와 코리아컵을 모두 거머쥔 전북을 잡으며 역사상 첫 K리그1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선수단과 서포터스는 우승이라도 한 듯 기뻐했다.
사실 모든 이들이 전북의 완승을 점쳤다. 감독부터 선수단까지 변화가 많은 전북이었지만, 2월21일 슈퍼컵에서 대전하나시티즌을 2대0으로 잡으며 '역시 전북'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현장에서 경기를 관전한 이영민 부천 감독도 "전북이 확실히 개인기량이 좋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예열을 마친 전북은 슈퍼컵과 같은 라인업을 꺼내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리그 최고의 선수들이 가득한 전북을 상대로, 부천은 물러서지 않았다. 적극적인 압박을 통해 상대를 괴롭혔다. K리그2부터 정평이 나 있는 이 감독식 수비 전술은 전북을 상대로도 통했다. 세트피스에서 두 골을 내준 것을 제외하고는 시종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였다. 부천이 자랑하는 바사니-몬타뇨-갈레고, 외국인 트리오도 위력을 발휘했다. 갈레고는 2골-1도움을 기록했다. 특히 전북에 리드를 두 번이나 뺏기고도 쫓아가 기어코 승부를 뒤집은 것은 부천이 얼마나 단단한 팀인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북전 승리는 승점 3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윤빛가람, 김종우 등이 가세했지만, 부천의 최대 약점은 '경험'이다. 하지만 이날 승리로 안양이 그랬듯 부천도 'K리그1도 해볼만 한데'라는 자신감을 제대로 얻었다. 이 감독도 "경기를 앞두고 결과는 장담할 수 없었지만, 오늘보다 다음 경기가 점점 좋아지는 방향으로 가는 '첫걸음'이라 생각하고 임했다"며 "우리보다 약한 팀은 없다는 마음으로 철저히 준비해야겠지만, 선수들이 자신감을 찾았다는 점에서 큰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일찌감치 첫 승을 신고하며 부담을 덜어낸데다, 상대에게 만만치 않은 팀이라는 인상을 심어준 것 역시 이날 얻은 소득이다. 물론 아직 갈길은 멀다.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이다. 부천은 대전하나시티즌, 울산, 김천 상무까지 '지옥의 연전'을 치른다. 상대의 분석이 본격화되면,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하지만 부천은 잔류라는 또 다른 기적을 위한 서막을 멋지게 장식했다. 이는 시즌 내내 부천에게 큰 동력이 될 공산이 크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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