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10년만의 친정 복귀전. 25년 차 베테랑 최고참도 바짝 긴장했다.
삼성 라이온즈의 유니폼을 다시 입은 최형우(43)가 10년 만의 친정 복귀전에서 후배들의 응원과 격려 속에 인상적인 활약을 했다.
3일 일본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 이날 가장 큰 화두는 단연 '좌익수 최형우'의 선발 출전이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전부터 웃음을 참지 못했다. 박 감독은 "최형우가 캠프에 와서 최고로 긴장하고 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커튼을 열고 바람 확인부터 했다더라"며 "훈련 때도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고 귀띔했다. 실제 이날 아카마 구장에는 거센 강풍이 불어 외야수들이 낙구 지점을 잡기 까다로운 조건이었다. 최형우는 경기 전 감독에게 슬쩍 "오늘 못 잡아도 내 탓이 아니라 바람 때문"이라며 '선수'를 치기도 했다.
수비 걱정에 밤잠을 설쳤지만, 관록의 방망이는 여전히 매서웠다. 3번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최형우는 0-0이던 1회말 2사 후 첫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선발 왕옌청을 맞이한 그는 1, 2구 변화구를 지켜본 뒤, 3구째 높게 들어온 느린 커브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겨 우중간을 가르는 깔끔한 안타를 만들어냈다. 삼성의 1회 4득점 '빅이닝'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최형우의 투혼은 베이스러닝에서도 빛났다. 후속 르윈 디아즈의 안타 때 2루를 돌아 3루까지 거침없이 내달려 슬라이딩으로 세이프됐다. 이어진 만루찬스에서 이성규의 몸에 맞는 공으로 홈을 밟으며 팀의 선취 득점까지 올렸다. 5회 세번째 타석에서는 볼넷까지 골라내며 출루 본능을 과시했다. 3타석 2타수1안타, 1득점.
걱정했던 수비도 안정적이었다. 강풍 속에서도 침착하게 타구를 처리하며 좌익수 자리를 듬직하게 지켰다. 최형우는 경기 후 "실제로 땀이 날 정도로 긴장했다"고 고백하며 "어렵지 않은 타구였는데도 덕아웃에 돌아올 때마다 후배들이 자꾸 칭찬을 해줘서 웃음이 났다. 재미있는 경험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박진만 감독의 입가에도 미소가 번졌다. 박 감독은 "최형우가 일주일에 두 번만 좌익수 수비를 해준다면 구자욱 등 다른 선수들을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어 팀 운영에 큰 도움이 된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삼성은 1회 4득점하며 기세를 올렸으나, 이후 페라자(1점) 강백호(1점) 이도윤(2점) 김태연(3점) 오재원(3점) 등 한화의 홈런포 5방에 무너지며 7대11대로 역전패 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연습경기 3연승을 질주했다.
비록 경기는 내줬지만, 삼성은 '최형우의 외야 수비 가능성'이라는 큰 소득을 얻었다. 개장 첫해였던 2016년 이후 10년 만에 다시 라이온즈파크 외야 한복판에 설 최고참 외야수. 그의 가세로 삼성의 2026시즌 라인업은 한층 더 강력하고 유연해질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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