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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이 운이 언제 다할까, 두렵지만"..하예린, '브리저튼4'로 韓대표 글로벌 배우 행보(종합)

by 문지연 기자
사진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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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하예린이 세계적인 시리즈 '브리저튼4'의 일원으로서 한국 땅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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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예린은 4일 오후 서울 중구에 위치한 커뮤니티 하우스 마실 라이브홀에서 국내 취재진과 만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브리저튼 시즌4'의 인터뷰에 임했다.

'브리저튼'은 19세기 영국 상류사회를 뒤흔든 스캔들과 로맨스로 뜨거운 관심을 모았던 넷플릭스 시리즈. 시즌4는 결혼에 무심한 자유로운 영혼 베네딕트 브리저튼(루크 톰프슨)이 가면무도회에서 만난 '은빛 드레스의 여인'과 현실의 하녀 소피 백(하예린) 사이에서 사랑과 정체성, 계급의 경계를 넘나드는 로맨스 시리즈다. 하예린은 넷플릭스 시리즈 '서바이버스', 드라마 '헤일로'를 통해 활약해왔던 배우로, 브리저튼 시리즈 중 최초 동양인 주인공으로 발탁되며 전세계의 관심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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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저튼4'는 한국 넷플릭스 차트에서는 2위를 기록하고, 글로벌 차트에서는 1위를 기록하는 등 인기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국에 와서 취재진과 만난 하예린은 "많이 설레고 한국에 온 지 1년 반 정도 됐는데 한국어가 어색할 수 있어서 미리 죄송하다. 긴장되고 설렌다"는 소감을 밝히면서 "한국에서 차트 2위까지 올랐다고 얘기를 들었다. 외국 작품이 오르기가 쉽지 않다고 들어서 놀라고 감사한 마음이 크다. 글로벌 톱1위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는 실감이 안 났다. 저의 바깥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느껴지니까, 손에 닿지 않고 체감이 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하예린은 합류 과정에 대해 언급하며 "어느 날 태안에 사시는 엄마와 함께 롯데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었는데 에이전트가 '너 브리저튼 아느냐'면서 연락이 왔다. 오디션이 있는데 24시간 안에 장면 두 개를 찍어서 제출하라고 했다. 그게 에피소드4의 차 장면과 에피소드3의 호수 장면이었다. 그걸 하루 만에 찍어서 아무 생각 없이 보냈다. 당연히 답이 안 올 줄 알았다. 그런데 며칠 후에 줌(ZOOM)으로 오디션을 봐야 한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한국과의 시차때문에 오후 11시에 오디션을 봤는데 하루 종일 떨리다가 두 장면을 리딩했다. 그러고 며칠 후에 엄마랑 강남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브리저튼4'의 소피, 주인공을 맡았다고. 엄마는 같이 눈물을 흘리셨고 소리를 질렀다. 사람들이 '저 여자 괜찮나?'하는 표정으로 봤다"면서 "사실 케미스트리 오디션을 볼 때는 저는 연기가 잘 흐른다고는 생각했지만, 저보다 더 예쁘고 재능도 실력도 좋은 배우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저는 다른 여배우들은 못 봤잖나. 저는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만 했는데, 루크 말로는 (제가) 바로 보였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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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넷플릭스

두 사람의 케미스트리 덕에 '브리저튼4'의 성공적인 흥행이 이어졌고, 이 덕에 '실제로 사귀면 좋겠다'는 시청자들의 바람도 이어졌다. 이에 하예린은 "루크와의 케미스트리는 억지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다행히 찍는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비슷하게 찍었다. 그래서 케미스트리를 알아가면서 할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때 3회의 '마이 코티지' 장면을 먼저 찍었다. 호수 장면 때문에 루크의 건강을 위해서. 그런데 거기에서 서로 많이 알아가게 됐다. 솔직한 시간을 많이 보낼 수 있었기에 제 속마음도 많이 알게 되지 않았나 싶다"고 했다.

이어 하예린은 "(루크 톰프슨과는) 웃음 코드가 비슷한 것 같다. 유머 코드도 비슷하다. 그래서 너무 존경하는 배우기도 하고, 친구기도 하고, 친구로서 인간으로서 사랑이 많은 사람이다 보니 그런 모습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면서 "'벤서방'이 같이 왔다면 좋았을텐데, 뉴욕에서 다른 홍보도 하고 있고, 아무래도 각자 홍보할 시간도 주고 한국에서도 홍보를 할 수 있기에 되게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사귀면 좋겠다는) 코멘트는 몇 개 봤다. 아무래도 베네딕트와 소피인 인물로 봐서, 현실로 정말 옮겨졌기를 바라는 희망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저는 루크를 친구로서, 고마운 마음도 있고 그게 잘 보이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있다.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고 저희가 성공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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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핫한' 시리즈였던 만큼 노출 장면도 피할 수는 없었다. 한국계 호주인으로서 자라왔던 하예린에게는 부담이 되는 장면일 수도 있을 터. 이에 하예린은 "부담과 고민이 많았다. 오늘날 수많은 사람들이 화면에 비춰지는 여성의 몸에 대해 얼마든지 비판해도 되는 권리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런 생각에 저도 두려움과 부담이 있었다. 특히 한국에서는 서구권에 비해 조금 더 미의 기준이 엄격하고 다른 면도 있다. 저도 한국에서 자라면서 제 자신에 대해서, 내 몸을 바라보는 시선이 특정 방향으로 흘러갔던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 인티머시 코디(intimacy coordinator, 촬영 현장에서 노출, 키스신 등을 안전하게 찍을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와 일할 수 있었는데, 업계에서 너무나 필수적 역할이라 생각한다. 여배우들이 수위가 있는 장면을 찍을 때에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역할이다. 그런 장면들을 마치 하나의 안무처럼 짜줬다. 배우, 모든 스태프까지 안전하게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해줬고 현장의 모든 사람들이 이곳이 안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면서 최선의 퍼포먼스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해당 노출 장면은 외할머니이자 배우인 손숙이 시청한 것으로도 화제가 됐다. 하예린은 할머니인 손숙의 반응을 언급하며 "할머니는 딱히 조언 같은 것은 안 하셨다. 할머니는 후배 분들과 같이 '브리저튼4'를 보셨는데, 할머니가 눈이 안 좋으셔서 TV에 가까이 다가가서 보셨더라. '자랑스럽다,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받고 따뜻하고 짠했다. 그런데 노출 장면을 보시고는 '민망하다'고도 하시더라. 넘기면서 보실 줄 알았는데 다 보셨다"며 웃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한국계, 동양인 배우로서의 고충도 상당했을 터. 실제 '브리저튼4'의 홍보 과정에서는 주인공인 하예린의 자리 배치가 중심에서 멀어진 모습이 비춰지며 인종차별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하예린은 "그곳(브리저튼의) 캐스트 분들은 다 착하고 친하다. 시즌1, 시즌2, 시즌3를 하고 몇 년을 갔잖나. 그런데 제가 새로운 인물로서 들어가면 호흡이 흐트러질까 걱정을 했는데 오히려 새로운 에너지를 원하더라. 되게 반갑게 대해줬다. 제가 7년간 배우 활동을 했는데 이번 작품이 모든 사람들을 제일 평등하게 대했던 작품이고 다양성을 존중한 현장이었다. 촬영했던 기간이 제일 행복했었다"고 말했다.

또 하예린은 "현장에 있을 때 인종차별적이라고 느낀 적은 전혀 없다. 세부적인 디테일이 간과된 지점이 분명히 있다고는 생각한다. 의도적이거나 의식적인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왜 그런 식으로 반응했는지 이해되는 지점은 있다. 우리가 그런 상황에서 서로 관용을 보일 수 있는 기회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디테일이 간과돼서는 안된다는 배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일하면서 저도 겪어내야 했던 지점이 있다. 흥미롭다는 생각도 한다. 다만, 같이 배워나가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지나친 비난이나 혐오로는 이어지지 않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제공=넷플릭스

하예린은 과거 '헤일로' 화상 인터뷰를 통해 국내 취재진과 만나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하예린은 "저는 아직은 시작점인 것 같다. 저는 가끔 가면 증후군을 앓는다. 이 자리에 온 게 운 때문인 것 같고, 이 운이 언제 다할지 몰라 두려움도 느낀다.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책임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그 책임감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 동양을 대변하는 배우로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한다. 변화를 선도하고 역할을 맡을 수 있음에 기쁘게 생각한다. 많은 업계 사람을 위해, 제가 뭔가를 이룰 수 있다면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브리저튼' 시리즈의 일원으로서 전세계의 관심을 받는 하예린의 다음 행보에도 관심이 쏟아진다. 하예린은 "물론 모든 작품을 선택할 때 부담이 있지만, 어떤 다음 임무를 선택하고 싶은지, 나에게 호기심을 주는 인물이자 배우로서 집중을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누군가에게 만족감을 주고, 누군가에게 추가로 뭔가를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감보다는 내 스스로에게 증명해야 한다는 마음"이라고 했다.

한국 활동에 대한 궁금증도 이어졌다. 하예린은 "(한국 활동의) 기회만 있다면 저야 감사하다. 그런데 아무래도 한국어를 할 때 호주 발음이 약간 있는 것 같아서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을 것 같다. 물론, 기회만 있다면 하고 싶다. 특히 한국 영화가 세계 영화제에 가는 것이라면 관심이 있다"고 밝혀 향후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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