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결국 소속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캠프로 돌아가기로 한 태릭 스쿠벌이 미국 대표팀을 떠나는 심경을 토로했다.
스쿠벌은 10일(이하 한국시각) 휴스턴 다이킨파크에서 열린 미국과 멕시코의 B조 경기를 마친 뒤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를 가졌다.
스쿠벌은 지난 8일 영국전에 선발등판해 3이닝 2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9대1 승리를 이끈 뒤 당초 계획을 바꿔 결승 토너먼트에서 한 경기 더 던질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틀 동안 고민을 한 끝에 원래 계획대로 디트로이트 캠프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는 "스프링트레이닝 초반 훈련 계획은 1월에 작성했는데, 원래의 계획대로 시작하고 끝내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곳에 와보니 감정과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바뀐 생각대로 하려고 했지만, 그러기는 어려웠다. 아쉽지만 그래도 괜찮다"고 밝혔다.
정규시즌 개막에 맞춰 스프링트레이닝을 진행하되 WBC에서는 1라운드 한 경기만 던지는 당초 계획을 1월에 세웠는데, 영국전을 던지면서 혹은 마친 뒤 국가를 대표한다는 특별한 경험이 마음을 흔들었다는 얘기다.
그러나 스쿠벌은 결국 소속팀 복귀를 선택했다. 그는 디트로이트 구단과 AJ 힌치 감독,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 그리고 가족과 상의했다고 밝혔다. 이들 모두 스쿠벌이 원래대로 디트로이트 캠프로 복귀하는 걸 바라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스쿠벌의 마음을 흔든 '애국심'을 이해하지만, 디트로이트의 에이스로 올해 풀시즌을 건강하게 소화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디트로이트와 힌치 감독은 올해 포스트시즌, 나아가 월드시리즈를 겨냥하고 있고, 보라스는 올해 말 FA 협상을 단단히 벼르고 있다. 가족이야 어느 쪽이든 상관없겠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시즌을 보내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을 터. 이 중 스쿠벌의 미래를 설계하는 보라스의 입김이 가장 크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스쿠벌은 투수 최초로 4억달러 계약이 확실시된다. 현지 전문가들은 5억달러도 가능하다고 관측하고 있다. 스쿠벌도 이를 인정했다.
그는 "만약 FA 계약의 의미가 아니었다면 내 결정은 달라졌을 것"이라고 했다. 올해가 FA 시즌이 아니라면 WBC에 올인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는 뜻이다. 결국 '건강과 풀시즌, FA 대박'으로 이어지는 한 시즌 '농사'를 구상함에 있어 WBC라는 변수를 집어넣기는 어려웠을 터. '국가보다는 개인의 이익이 먼저'라는 미국식 마인드가 그대로 반영된 결정이다. 한국 정서로는 상상조차 어려운 선택이다.
마크 데로사 미국 감독은 "무엇이 스쿠벌을 위해 최선인지 안다. 그가 처음에 WBC에 참가하겠다고 했을 때 뛸 듯이 기뻤다"며 "이곳에 온 대표팀 선수들에게 큰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의 마음이 어디에 있는 아니까 말이다. 다른 상황이었다면 떠나지 않았을 것"라고 했다. 온전히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스쿠벌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는 이야기다.
영국전을 던지기 전까지만 해도 스쿠벌의 생각은 확고해 보였다. 그러나 영국전을 마친 뒤 심경의 변화가 일어났다.
그는 "(WBC 피칭을 마친 뒤)어떤 느낌일지 잘못 알고 있었다. 난 감정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놓치는게 있을 수 있어 이런 결정을 내리기가 무척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나 스쿠벌은 당초 약속대로 미국이 마이애미 론디포파크에서 열리는 준결승과 결승에 진출하면 직접 응원을 갈 예정이다. 스쿠벌은 "지금 마음은 절대 편하지 않다. 마음을 홀가분하게 하는 방법은 마이애미에서 우리가 우승해 축하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2028년 LA올림픽 출전을 약속했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가 메이저리거의 올림픽 참가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가운데 스쿠벌은 미국 대표팀 모집에 가장 먼저 지원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스쿠벌은 "난 미국을 사랑한다. 우리나라가 좋다. 이 대회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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