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에릭 라우어(토론토 블루제이스)가 극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게 되는걸까.
시즌 개막을 앞둔 토론토가 선발 로테이션 후보들의 줄부상으로 고민이 깊다. MLB닷컴은 20일(한국시각) '트레이 예세비지가 오른쪽 어깨 충돌 증후군으로 부상자 명단(IL)에서 시즌 개막을 맞이할 것'이라고 전했다. 예세비지는 최근 마이너리그에서 2이닝 동안 35개의 공을 던졌고, 오는 25일 선발 등판이 예정돼 있었다.
존 슈나이더 감독은 "예세비지가 캠프에 합류하던 시점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다.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히며 당분간 투구 훈련은 계속한다고 밝혔다. MLB닷컴은 '예세비지가 어깨 문제에서 회복하고 다음 등판에서 구속을 회복한다고 해도 투구 수를 늘려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어깨 부상은 복잡한 문제다. 토론토는 예세비지의 몸 상태를 낙관하고 있으나 구위가 100%가 됐는지 확인해야만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예세비지 뿐만이 아니다. 3선발, 5선발 후보로 꼽혔던 셰인 비버와 호세 베리오스도 개막 로테이션에 합류하지 못한다. 비버는 오프시즌 부상 회복 후 아직까지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고, 베리오스는 오른쪽 팔꿈치 피로골절 진단을 받았다.
토론토는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 뎁스가 가장 탄탄한 팀으로 꼽혔다. 케빈 가우스먼을 비롯해 딜런 시즈, 코디 폰세, 맥스 슈어저까지 풍부한 선발 투수를 확보했다. 하지만 이번 부상으로 인해 선발진 뎁스가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시범경기 부진으로 선발 경쟁에서 멀어지는 듯 했던 라우어에겐 기회다. 라우어는 앞선 4차례 시범경기 선발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8.64,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56으로 썩 좋은 투구를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대체 선발로 토론토 마운드에 서면서 포스트시즌 엔트리까지 들어갔던 퍼포먼스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남는 기록. 올 시즌 토론토 선발 뎁스가 강화되면서 라우어도 롱릴리프 내지 대체 선발로 보직을 옮기는 듯 했다. 하지만 이번 부상을 계기로 5선발 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MLB닷컴도 '라우어는 팀내 부상 소식으로 인해 파급 효과를 느끼는 여러 선수 중 한 명일 것'이라며 그에게 기회가 왔다고 지적했다. 슈나이더 감독도 "선수들 모두에게 선발로 뛸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라우어의 활약을 지켜보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라우어는 KBO리그 팬들에 친숙한 이름이다. 2024시즌 중반 대체 선수로 KIA에 합류한 그는 KBO리그 후반기 7경기에 등판해 2승2패, 평균자책점 4.93의 기록을 남겼다. 기록 면에선 아쉬움이 있었으나, 당시 부상병동이 된 KIA 선발진이 기대했던 '5이닝 이상, 3실점 이하 투구' 역할을 소화하며 팀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및 한국시리즈 직행에 일조했다. 이후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등판해 5이닝 2실점을 기록하기도. KIA는 그해 삼성을 누르고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며 V12 해피엔딩을 썼다.
라우어는 한국을 떠난 뒤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KIA 관계자들이 내게 찾아와 '12시간 안에 한국행 여부를 결정하라'고 말했던 순간은 정말 끔찍하게 들렸던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KIA의 제안은) 최악의 타이밍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과적으로는 (한국행은) 잘 한 결정이었다"며 "한국에서 정말 놀라운 경험을 했다. 그 자체로 굉장히 멋진 일이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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