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런 선수가 10라운드 지명이라니.
이제 타자 김태균은 잊어야 하나.
한국 야구계에 김태균이란 이름은 묵직함이 있다. 시대를 풍미한 강타자, 한화 이글스 레전드 김태균이 있다. 또 뛰어난 내야 수비로 먼저 이름을 알렸던 김태균 현 KT 위즈 2군 감독도 있다.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에서 또 김태균이 튀어나왔다. 이번에는 투수다.
육성 선수다. 등번호 107번. 지난해 입단했다. 경남고를 졸업했는데, 10라운드에 롯데 지명을 받았다. 겨우 프로 유니폼을 입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순위. 그런데 1군에서 뛸 경쟁력을 보여주다니, '대박픽'이 될 조짐이다.
김태균은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범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1회 실투 하나로 카메론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지만, 2회와 3회는 완벽한 피칭을 했다. 3이닝 2실점. 48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 최고구속 146km가 나왔고, 삼진은 무려 6개를 잡았다. 140km 중반대 직구로 카운트를 잡은 뒤 주무기 포크볼을 떨어뜨리는 레파토리.
롯데 김태형 감독은 "추천을 받아 올렸는데, 던지는 모습을 보니 발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과감하게 시범경기 선발 기회를 줬다. 그리고 김태균은 그 믿음에 보답했다.
일단 키가 1m91로 매우 크다. 팔 다리가 길어 프로에서 체계적으로 운동하고, 힘을 실어 던지는 법을 터득하면 무서운 투수가 될 듯. 제구가 매우 안정됐기 때문이다. 어린 선수가 '볼질'을 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그렇다면 왜 10라운드까지 밀렸을까. 경남고 3학년 때 아팠다고 한다. 하지만 박준혁 단장은 지역 학교 선수라 김태균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고, 아프지만 않다면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는 선수라 판단해 지명을 결정했다. 그 결실을 맺을 가능성이 보인다. 롯데는 이날 두산에 1대4로 지며 시범경기 첫 패배를 당했는데, 지고도 웃을 수 있는 날이었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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