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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길리처럼 인코스를 파고들었다" '전설의 치달' 소환한 조현택의 40m 질주, "베일과 비교는 과한 칭찬→유일한 공통점은 왼발잡이"[현장에서]

by 윤진만 기자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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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국과 홍콩의 경기. 조현택이 공격하고 있다. 용인=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1/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울산 HD 풀백 조현택(25)이 그야말로 축구에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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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택은 지난 22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김천 상무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5라운드에서 왼쪽 수비수로 선발출전해 90분 풀타임을 뛰었다. 활약은 놀라웠다. 쉴틈없이 공수를 넘나들며 슈팅 1개, 키패스 1개, 크로스 5개, 획득 7개, 블락 4개, 클리어링 2개, 차단 1개, 피파울 4개 등을 기록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공식 평점은 양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7.2였다. 팀 동료 미드필더 이희균과 동률이다.

피파울 4개 중 하나는 전반 37분에 나왔다. 김천 골키퍼 백종범의 긴 골킥이 울산 진영으로 넘어왔다. 공중에 뜬 공을 이진현이 헤더로 조현택에게 연결했다. 이때부터 조현택의 '드리블 쇼'가 펼쳐졌다. 공을 앞쪽 방향으로 툭 차넣고 속도를 붙였다. '아웃코스'로 질주해 김천 미드필더 박세진을 따돌렸다. 하프라인 우측에 자리를 잡고 서있던 김천 라이트백 김태환의 위치를 확인한 조현택은 빈 공간으로 공을 길게 차넣은 뒤 '밀라노 쇼트트랙 영웅' 김길리처럼 영리하게 '인코스'를 파고들었다. 역동작에 걸려 순식간에 '벗겨진' 김태환은 큰 위기를 막기 위해 반칙으로 조현택의 돌파를 저지했다. 경고가 주어졌다. 자기 진영에서 상대 파이널 서드까지 약 40m를 질주한 시간은 5초 안팎이었다. 시즌 초반 조현택의 발이 얼마나 가벼운지, 자신감이 얼마나 큰 지를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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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화면 캡쳐
중계화면 캡쳐
중계화면 캡쳐
중계화면 캡쳐
가레스 베일 '전설의 치달' 장면.

팬들은 가레스 베일(은퇴)이 레알 마드리드 시절 바르셀로나와의 엘클라시코에서 선보인 '치달'(치고달리기)과 비슷하다고 환호했다. 차이가 있다면, 베일은 더 긴 거리를 아웃코스로 돌파해 득점으로 마무리까지 지었다.

조현택은 "난 그렇게 빠른 편은 아니지만, 그 상황에선 치고 달릴 수 있는 타이밍이 나왔다고 생각했다. (김)태환이형이 빠른 선수인데 내가 좋은 타이밍에 공을 쳐서 역동작이 걸렸다. 그래서 속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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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칠대로 지친 후반 40분에도 자기 진영 왼쪽 깊숙한 지점에서 하프라인 넘어까지 50m 가까이 단독 돌파해 박세진의 경고를 끌어냈다. 반칙이 아니면 조현택의 질주를 멈출 수 없었다. 조현택은 '베일이 떠오른다'라는 일부팬.의 반응을 전하자 "베일은 나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한다. 같은 왼발잡이인 것 말고는 공통점이 없다. 너무 과한 칭찬"이라고 웃으며 겸손함을 보였다. 그리고 이어진 고백. "사실 제 롤 모델은 앤디 로버트슨(리버풀)입니다."

지난시즌 도중 김천 상무에서 전역해 울산으로 복귀한 조현택은 올 시즌 K리그1 4경기에 모두 레프트백으로 선발출전해 한층 성숙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조현택은 "올해 가장 바뀐 건 내 마음이다. 책임감을 많이 느끼고 있다. 프리시즌 때 피지컬 운동을 중점적으로 하기도 했다. 그런 부분이 경기장에서 내 장점으로 부각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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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개막 후 3연승을 질주하던 울산은 4연승을 노렸으나 18개의 슛으로 단 한 골도 넣지 못하며 0대0으로 비겼다. 조현택은 "오늘 내 퍼포먼스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마무리가 따라주지 않아 승점 1에 그친 건 아쉽다"라고 했다. 울산은 3승1무 승점 10, 리그 2위로 첫 A매치 휴식기를 맞이했다.

조현택도 A매치 데이에 휴식을 취한다. 지난해 7월에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명단에 포함됐지만, 이후 유럽파가 합류한 9월, 10월, 11월, 올해 3월 A매치 명단에는 제외됐다. 홍명보호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 감독은 이태석(아우스트리아 빈), 이명재(대전)를 주요 레프트백으로 활용했다. 이번 3월 A매치 때는 미드필더 옌스 카스트로프(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를 윙백으로 뽑았다.

조현택은 "국가대표팀에 한 번도 소집이 안되었다면 (2026년 북중미월드컵이)마냥 멀게만 느껴졌을 텐데 지난해 몇 번 다녀왔다. 조금의 기대감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난 아직 국대급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 위치에서 묵묵히 내 할 일을 하다보면 기회는 언젠가 올 것"이라고 했다.


울산=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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