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개막전부터 선발로 낸 이유가 있었다.
KT 구단에선 2018년 강백호 이후 8년만에 보는 고졸 신인의 개막전 선발 출전이다. 이강철 감독이 2019년부터 지휘봉을 잡았으니 그동안 그에게 온 신인 중에 가장 뛰어난 야수 신인이라고 볼 수 있는 대목. 시범경기부터 유격수로 꾸준히 선발 출전하더니 28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개막전에도 9번-유격수로 선발 출전.
첫날부터 대박을 쳤다. 4-0으로 앞선 1회초 2사 1,2루서 LG 선발 요니 치리노스의 초구 투심을 받아쳐 중견수 박해민을 넘기는 싹쓸이 2타점 2루타를 쳤다. 한번의 행운이 아니었다. 3회초 두번째 타석에서도 좌전안타를 쳤고, 7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또 중전안타를 치고 득점. 5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을 기록.
신인이 개막전서 3안타를 친 것은 1996년 4월 13일 해태 타이거즈의 장성호 이후 무려 30년만에 나온 두번째 기록이다. 이후 같은 유신고 친구인 한화 이글스의 오재원도 3안타를 기록하며 30년만에 진기한 기록이 2개나 나왔다.
경기후 만난 이강민은 이제 고졸 신인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많은 취재진 앞에서도 차분히 인터뷰를 했다.
"떨리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고 많은 감정들이 계속 들었는데, 이 야구장에서 이렇게 뛸 수 있다는 것에 일단 최대한 감사한 마음을 갖고 뛰려고 했다"면서 "처음 그라운드에 섰을 때 약간 소름이 돋았다"라며 프로 선수로 꽉 찬 잠실구장에 선 느낌을 말했다.
첫 타석부터 장쾌한 2루타를 친 이강민은 "선배님들이 계속 안타를 쳐주셔서 진짜 더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오늘 안에 (안타)하나만 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첫 타석에 초구에 그게 나와서 운이 좋았다"면서 "맞자마자 엄청 정타여서 '됐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딱 보니까 박해민 선배님이 뛰어가고 계시더라. '설마'했는데 그래도 빠져서 기분이 좋았다"며 미소.
이렇게 꽉찬 관중이 큰 응원소리를 내는 환경에서 처음 야구를 하는 것일텐데도 자신의 플레이를 다 했다. 이강민은 "생각보다는 덜 떨렸다. 오히려 들어가니까 더 몰입되더라. 생각보다 재미있었다"라고 했다. 3루 내야석에도 LG팬들이 많았기에 수비때 LG 응원 소리가 상당히 컸다. 이강민은 "진짜 이런 큰 응원소리는 처음이었다. 수비 끝나고 (류)현인이 형과 얘기했는데 진짜 응원이 살벌하다고 했었다. 대단한 것 같다. 그런데 재미있었다"라며 대담함을 보였다.
신인 개막전 최다안타 타이기록에 놀랐다. "경기 끝나고 들었는데 너무 영광이다"라는 이강민은 친구인 오재원도 3개를 쳤다고 하자 자신의 일마냥 기뻐했다. 오재원과 라이벌 구도가 생길 수도 있다는 말에 "너무 친한 친구여서 그런 라이벌이 되는 것도 재밌고 같이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오히려 반겼다. 인터뷰 중이 한화의 11회초 수비여서 11회말 오재원이 한번 더 타석에 들어설 수 있다고 하자 이강민은 "재원이가 하나 더 칠 수 있겠네요"라더니 안타를 쳤으면 좋겠냐고 묻자 "쳤으면 좋겠다. 응원한다"라고 밝게 말했다. 오재원은 11회말 아쉽게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나 신기록 작성엔 실패.
KT의 한국시리즈 MVP 박경수 코치의 등번호인 6번을 물려받은 이강민은 "이 번호를 받으면서 코치님께도 이 번호의 무게감이 상당하다고 말씀드리는데, 이 번호의 기가 좋은 것 같다. 이 번호를 달고 이렇게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라며 박 코치에게 감사를 전했다.
당연히 첫 게임으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수밖에 없다. 이강민은 "신인왕은 너무 먼 얘기인 것 같다"며 "일단 한게임, 한게임 차근차근 하다보면 언젠가는 내가 생각한 그 목표에 도달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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