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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 공포' 이겨낸 '접영여신' 안세현의 눈물 "8년만의 亞게임,결국 수영할 때가 가장 행복하더라"[진심인터뷰]

전영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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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수영 반항기가 너무 길었죠?"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의 해, 화려한 귀환을 알린 '서른한 살의 접영여신' 안세현(제주시청)이 생긋 웃었다. 안세현은 지난 28일 김천실내수영장에서 열린 2026년 경영 국가대표 선발전 여자 접영 100m 결선에서 58초73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26일 접영 50m, 26초67 우승에 이어 자신이 10년째 한국 최고기록(57초07)을 보유 중인 접영 100m서도 2관왕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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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생 안세현의 국대 선발전 1위는 2019년 이후 무려 7년 만의 '사건'이다. 2017년 부다페스트 세계수영선수권 여자 접영 200m 결선서 지금까지도 깨지지 않은 한국신기록 2분6초67, '역대 최고 성적' 4위를 찍은 안세현은 한국 여자수영의 희망이었다. SK텔레콤 전담팀의 지원 속에 박태환과 함께 마이클 볼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두 번의 올림픽(2016, 2020년), 세 번의 세계수영선수권(2013, 2015, 2017년), 두 번의 아시안게임(2014, 2018년)에 나섰다. 그러나 2017년 세계선수권 이후 잇단 부상과 심적 부담 속에 방황했다.

지난 7~8년의 내리막, 긴 슬럼프 이야기에 안세현이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어렸을 땐 수영밖에 몰랐다. 수영이 내 인생 전부였다. 무서운 걸 모르고 덤볐다"고 했다. "기록 종목이다 보니 어느 순간 준비한 만큼 결과가 안나오면 좌절되더라. 수영장을 생각하면 그냥 공포였다. 기대에 못미칠까 압박감도 심했고, 버거운 순간도, 놓친 기회도 많았다. '수영선수' 안세현을 떨치고 싶은 마음, 멋지게 복귀하고 싶은 마음이 늘 오갔다"고 털어놨다. 최근까지도 수영과 헤어질 결심을 했다. "제2의 인생을 살아볼까 하고 강아지 옷 만드는 미싱 기술도 배웠다. 재미는 있었지만 목도 아프고 어렵더라"고 했다. "수영 외 다른 분야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수영선수'라는 직업에 대한 감사와 자부심을 다시 느끼게 됐고, 수영에 다시 몰두하게 됐다"고 했다. "작년 전국체전서 바닥을 친 후 11월 선발전 운좋게 진천선수촌에 들어가게 됐다. 제주시청으로 이적도 했다. 마지막 기회라 생각하고 모든 걸 다 쏟아보기로 했다"고 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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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열 경영대표팀 감독과 안세현이 파이팅 포즈를 취했다.  사진=전영지 기자

2026년 3월, 선물같은 태극마크와 함께 '접영여신'의 봄날이 돌아왔다. 그녀는 "결국 수영할 때가 제일 행복하더라"며 웃었다. "행복한 선수, 행복한 사람이 되고 싶은 게 꿈이었는데 '수영을 한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단 걸 몰랐다. 지금은 그냥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자신처럼 슬럼프로 고민하는 후배들을 향해 "큰 욕심을 갖는 것도 좋지만 하루하루 주어진 시간에 최선을 다하고 안되면 안되는 대로 자신을 받아들이면 좋겠다. 우울해 하거나 낙담하지 말고 무던하게, 길게 보고 수영을 계속 이어 나가주길" 바랐다. 자신이 수영을 놓으려 한 순간에도 '자신의 재능'을 붙잡아준, 고마운 이들도 떠올렸다. "늘 믿어주시는 부모님과 CRS 클럽팀 박성원 감독님…. 멱살 잡고 절 여기까지 끌고 오셨다. 김효열 대표팀 감독님도 '이젠 네가 해줘야 할 차례'라며 믿어주셨다"며 감사를 전했다.

8년 만에 맏언니로 나설 아시안게임, 안세현은 "10년 전엔 외로운 싸움이었는데 지금은 후배들과 함께다. 이 황금세대와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다"며 웃었다. "단체 종목에선 후배들에게 누가 되지 않게 제 몫을 다하고, 맏언니로서 분위기를 잘 한번 받쳐보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오랜 팬들을 향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너무 늦게 돌아와 죄송하고, 긴 시간 기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감사함 잊지 않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면서 부단히 더 노력해 볼게요."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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