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키우는 데 있어 '조사료'는 빠질 수 없다. 조사료란 볏짚이나 건초처럼 섬유질이 풍부한 거친 먹이로, 말의 소화기관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문제는 국내에서 말에게 흔히 급여하는 티모시 건초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사육 농가의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바로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열풍건초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는 우리나라에서 겨울철에 널리 재배되는 사료작물로, 이를 특수한 방식으로 말려 건초로 만든 것이 열풍건초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열풍건조 시스템을 통해 70~80°C의 뜨거운 바람으로 수분 함량 15% 이하까지 건조시켜 가공한다. 일반적인 방식으로 건초를 만들 때는 맑은 날씨가 오래 이어져야 하는 등 기후 조건에 제약이 많지만, 열풍건조는 이런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 한국마사회 말산업연구소와 강원대학교 동물자원과학과가 공동으로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이 국내산 열풍건초가 수입산 티모시 건초와 비교해 승용마의 체형 유지와 건강 측면에서 유사한 효과를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더러브렛 승용마 10마리를 두 그룹으로 나눠 12주 동안 각각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열풍건초와 티모시 건초를 먹이며 그 차이를 비교했다.
체중과 체형 지수에서 두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열풍건초를 먹인 그룹에서는 여름철 더위에도 불구하고 가슴둘레와 체중이 소폭 늘어나는 경향도 관찰됐다. 혈액 내 대사 물질 수치 역시 시험 기간 중 변동이 있었으나 두 그룹 사이에 유의미한 차이는 없었다.
한국마사회는 사료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국내 말 사육농가의 경영개선을 위해 작년에 이어 올해도 농촌진흥청과 함께 국내산 열풍건초 유통 활성화 시범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며, 조사료 구매농가의 니즈를 고려한 제품 생산과 유통 활성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열풍건초 공급체계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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