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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잡으면 끝" 이것이 베테랑의 힘, 온 몸 던진 집념의 승부수, "KBO 최고 중견수"의 미친 호수비

정현석 기자
몸을 던진 정수빈의 호수비. 잠실=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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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야구 경기에는 결정적 승부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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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어내느냐, 막아내느냐의 분수령. 막아낸 두산 베어스가 한화 이글스를 물리쳤다.

그 중심에 리그 최고 베테랑 중견수 정수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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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역적이 될 수도 있는 상황 속 과감한 결단,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자칫 길어질 수 있었던 두산 베어스의 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3차전. 먼저 2패를 당한 두산은 벼랑 끝이었다. 자칫 스윕을 당할 경우 5연패 속 다음 주로 여파가 이어지며 한 없는 추락을 경험할 수도 있었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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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차 베테랑 외야수가 초고도 집중력과 허슬로 연패 탈출의 선봉에 섰다.

0-0의 팽팽한 흐름이 이어지던 5회초 2사 2, 3루. 한화 김태연이 잭로그의 높은 실투를 놓치지 않고 정타를 만들었다. 중견수 앞에 떨어지는 완벽한 2타점 적시타가 될 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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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 자리에는 정수빈이 버티고 있었다. 딱 하는 타구음과 함께 망설임 없이 시동을 걸었고, 공을 향해 앞으로 몸을 날렸다. 글러브 끝에 공이 걸쳐 들어왔다. 잭로그의 만세를 부른 환상의 슈퍼캐치.

만에 하나 뒤로 빠졌다면, 걷잡을 수 없는 대형참사를 겁내지 않은 과감한 결단이 빛난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 흐름의 가장 큰 분수령이었다.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경기. 3회초 1사 2, 3루. 1타점 내야땅볼 타구를 날린 후 1루에서 슬라이딩하고 있는 두산 정수빈.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3.31/
17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 열린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두산 정수빈이 숨을 고르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3.17/

김원형 감독은 "정수빈의 호수비가 결정적이었다. 그 타구가 빠졌다면 정말 어려운 경기가 됐을 텐데, 아주 큰 수비로 선발 투수를 도왔다"고 박수를 쳤다.

정수빈 역시 "이 타구를 못 잡으면 진다는 생각으로 몸을 날렸다. 쉬운 타구는 아니었지만, 경기 전부터 타자별 타구 방향을 분석하고 준비한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수빈의 수비에 가장 감동한 당사자는 선발 잭로그였다. 5회 위기를 넘긴 잭 로그는 6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며 팀의 시즌 첫 선발승이자 자신의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잭 로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5회 정수빈의 수비는 정말 놀라웠다. 나도 모르게 마운드에서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릴 정도였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어 "KBO 리그 최고의 수비수와 함께 야구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경기. 선발 투구하고 있는 두산 잭로그. 대구=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6.03.31/
15일 이천베어스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두산의 시범경기. 두산이 8대2로 승리했다. 두산 김원형 감독이 정수빈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천=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3.15/

분위기를 가져온 수비의 힘은 곧바로 공격으로 이어졌다. 수비 직후인 5회말, 박준순의 선제 3점 홈런을 시작으로 타선이 폭발하며 두산은 8대0 대승을 거두며 4연패에서 탈출했다.

정수빈은 "연패 기간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아 고참으로서 무슨 수를 써서라도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야구는 분위기 싸움인데, 내 수비 이후 바로 점수가 나 흐름을 가져온 것 같아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비록 시즌 초반이지만, 4연패 탈출과 함께 '에이스의 첫 승'과 '영건의 홈런', '베테랑의 투혼'을 모두 확인한 두산은 다시 한번 상위권 반등을 위한 확실한 모멘텀을 마련하게 됐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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