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사령탑은 "지난 경기가 베스트"라고 했다. 리그에도 적응하고, 경기 내용도 점점 좋아지고 있는데, 지독할만큼 승운이 없다.
KT 위즈 맷 사우어 이야기다. 사우어는 2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주중시리즈 1차전에 선발등판,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KT는 연장 혈투 끝에 6대5로 승리했지만, 사우어는 이번에도 승리투수가 되는데는 실패했다. 이날 LG 선발 라클란 웰스가 KT 상대로 6이닝 무실점 쾌투, 사우어의 승리를 허락치 않았다.
사우어는 유독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상기된 얼굴이 현장에서도 명확히 보일 정도. 하지만 KT 구단에 따르면 특별히 다혈질인 선수는 아니라고. 앞서 지난 22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불펜이 자신의 승리를 날리는 모습을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며 촉촉하게 우수에 젖은 눈빛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날 경기전 만난 이강철 KT 감독은 "지난 경기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날씨가 더워지면 더 좋아질 것 같고, 지켜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서 "(오타니 쇼헤이에게 배운)스위퍼를 던지니까 훨씬 낫다"고 했다. 이어 "구위가 확실히 올라오는 것 같고, 볼넷이 줄었다. 첫 타자 볼넷만 내보내지 않으면 괜찮다"고 힘주어말했다.
사우어는 다저스 시절 오타니에게 스위퍼 던지는 법을 배웠지만, 자신과는 맞지 않는다며 팀동료 케일럽 보쉴리에게 전수해줬다. 하지만 막상 한국에서의 투구가 잘 풀리지 않자 자신도 던지기 시작했다.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은 좋아졌는데, 문제는 승운이다.
개막전이던 3월 28일 LG 트윈스전에서 5이닝 3실점을 하고도 승리투수가 됐는데, 그 다음부터 문제. 5경기 연속 승리에 실패했다. 6이닝 2실점, 6이닝 4실점, 5⅓이닝 2실점, 6⅓이닝 2실점을 하고도 1패만 기록했다.
이날은 1회초부터 위기였다. 첫 타자 홍창기에게 3루타를 허용했다. 중견수 쪽 펜스를 때리는 큰 타구, KT 중견수 힐리어드가 끝까지 따라갔지만 잡지 못하는 사이 홍창기가 3루까지 내달렸다. 다음 타자 천성호의 적시타로 가볍게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사우어는 문보경에게 볼넷, 송찬의 타석 때 폭투까지 기록하며 1사2,3루 위기를 겪는 와중에도 송찬의-오지환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추가 실점 없이 끊어냈다.
2회 박해민, 3회 천성호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박동원과 오스틴에게 잇따라 병살타를 유도해내 상대의 흐름을 끊었다.
4회초 문보경에게 솔로포를 허용하긴 했지만, 몸쪽 꽉차게 던진 커브를 통타당한 어쩔 수 없는 한방이었다. 5회초에도 홍창기에 몸에 맞는 볼을 내줬지만, 위기까지 가진 않았다.
6회초 1사 후 문보경의 안타에 이어 투수 앞 땅볼 때 자신의 실책까지 겹치자 잠시 스스로에게 분노를 터뜨리는 모습도 있었다. 하지만 감정을 훌륭하게 억눌렀고,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오지환 박해민을 범타로 돌려세우며 6회를 마무리지었다. 승리와는 인연이 닿지 않은 또한번의 호투였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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