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두둥, 탁.'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 익숙한 소리, 넷플릭스 인트로 사운드다. 이 소리가 들리면 우리는 숨을 죽이고 화면에 몰입할 준비를 한다. 100억 대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 서바이벌이나 전 세계가 열광하는 오리지널 시리즈가 시작된다는 신호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넷플릭스 순위권에 이 '두둥' 소리가 들리지 않는 예능들이 하나둘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분명 넷플릭스 화면에 떠 있는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분류되지도 않고 그 흔한 인트로 사운드조차 나오지 않는다.
라인업은 화려하다. 지난해 성시경과 마츠시게 유타카의 '미친맛집', 문상훈과 최강록의 '주관식당', 이른바 '홍김동전 사단'이 뭉친 '도라이버' 등을 시작으로, 추성훈의 '추라이 추라이', 데프콘의 '동미새', 장도연의 '장도바리바리', 이세돌과 홍진호가 출격하는 '데스게임', 지석진의 '만학도 지씨'까지.
그러나 이들 프로그램은 라이선싱 방식으로 넷플릭스 방영권을 확보한 콘텐츠라, 인트로 사운드가 붙지 않는다. 넷플릭스가 제작을 직접 통제하는 대신 제작사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도라이버' 출연자 주우재는 "넷플릭스 안의 'KBS joy' 혹은 'MBC every1' 같은 포지션"이라는 찰떡같은 비유를 남기기도 했다.
그런데 이 '덜 넷플릭스다운', 그리고 '이름표 없는' 콘텐츠들이 시청자들의 일상을 점령하며 이른바 '밥친구 예능'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있다.
가장 극적인 사례는 '도라이버'다. 지난해 2월 시즌1을 시작해, 올 2월부터는 시즌4로 순항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출연진부터 제작진, 포맷까지 과거 공중파(KBS)에서 폐지됐던 예능을 그대로 계승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소개부터 '지옥에서 돌아온 구개념 버라이어티'라는 이 작품은 사실상 KBS2 '홍김동전'의 정신적 후속작과 다름없다.
'도라이버'는 TV 채널에서는 외면 받았지만,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만나자마자 '대한민국 톱10' 시리즈 1위에 올랐다. 똑같은 콘텐츠라도 타겟층이 명확한 플랫폼과 만났을 때 가치가 어떻게 재정의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트로 사운드도, 오리지널이라는 타이틀도 없었지만, 시청자들은 재미만으로 '도라이버'를 찾아낸 것이다.
이 밖에도 '넷플릭스 일일 예능'의 내실은 알찼다. '주관식당'의 문상훈은 지난해 '제4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신인남자예능인상을 수상하며 그 파급력을 입증한 바 있다. 이는 대형 자본이 투입된 오리지널 예능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거둔 성과다. 여기서 콘텐츠의 성공이 더 이상 '제작 규모'나 '플랫폼의 대대적인 푸시'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결국 '넷플릭스의 일일 예능 실험'은 성공적으로 안착한 모양새다. 철저하게 시청자의 '일상'을 겨냥, 요일별로 정해진 에피소드가 업데이트되는 방식은 과거 공중파 예능이 가졌던 '본방사수'의 경험을 OTT 환경으로 옮겼다고도 볼 수 있다.
특히 30분 내외의 짧은 호흡은 식사 시간이나 이동 시간에 최적화돼 있다. '슴슴한 맛'이라 평한 '주관식당' PD 말처럼, 부담 없이 곁들일 수 있는 이 편안함이야말로 시청자들을 넷플릭스에 찰떡같이 붙여놓는 최고의 '밥친구' 요인이 된 셈.
'두둥' 인트로 사운드가 들리지 않아도 즐거워졌다. 오히려 그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비로소 가장 편안한 휴식과 식사 시간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제 시청자들에게 넷플릭스는 가끔 찾는 근사한 레스토랑인 동시에, 매일의 끼니를 챙겨주는 친근한 부엌이기도 하다. 화려하고 자극적인 '외식' 같은 오리지널 대작만큼이나, 매일 질리지 않고 손이 가는 다정한 '집밥 같은 일일 예능'. 이 풍성한 '메뉴판' 덕분에, 시청자들의 식탁은 오늘도 빈틈이 없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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