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폰세' 헛된 꿈이었나...에이스로 데려왔는데 혼자 5점대 ERA, 157km 던지면 뭐하나

2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키움의 경기. 7회 1사 1루. 마운드를 내려가는 롯데 로드리게스.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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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에이스로 데려왔는데, 혼자 헤매면 어쩌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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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의 기이한 시즌이 이어지고 있다.

무슨 말이냐. 야구는 선발 놀음이라고 한다. 특히 장기 레이스는 선발진만 안정되면, 5강은 갈 수 있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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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의 올시즌 선발진은 강하다. 비슬리, 김진욱, 나균안으로 이어지는 로테이션은 상대가 절대 공략하기 쉽지 않다. 물론 허약한 타선에 승운이 따르지 않아 비슬리 3승, 김진욱 2승, 나균안 1승에 그치고 있지만 누구도 이들에게 손가락질하지 않는다. 특히 김진욱과 나균안은 평균자책점이 2점대 중반이다.

이닝만 꾸준하게 먹어주던 박세웅도 10일 KIA 타이거즈전 감격의 첫 승리를 따냈다. 선발 투수들의 능력만 놓고 보면 롯데는 현재 중위권 이상에 있어야 한다. 하지만 10위 키움 히어로즈에 겨우 2경기 앞선 9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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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더 아쉬워지는 게 바로 로드리게스의 부진이다. 정확히 말하면 부진보다 기복이라고 해야할까.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경기. 롯데 로드리게스가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16/

롯데는 올시즌을 앞두고 외국인 선수 영입에 엄청난 공을 들였다. 외국인 원투펀치만 잘 데려와도 시즌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걸 지난해 한화 이글스가 보여줬다. 폰세, 와이스 초대박이 터졌다. 특히 일본에서 실패한 폰세를 데려온 게 결정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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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한화의 선택을 학습했다. 롯데도 일본 무대에서 뛰던 로드리게스와 비슬리를 영입했다. 157km 강속구를 뿌리는 파이어볼러 로드리게스와 스위퍼 등 구위가 엄청난 비슬리 조합은 지난해 '폰와 듀오'와 맞먹을 거라는 얘기도 나오게 했다.

하지만 헛된 꿈이었을까. 로드리게스는 12일 열린 NC 다이노스전에서 4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다. 삼진 8개를 잡았지만, 안타 6개에 볼넷 4개와 사구 2개를 내주는 등 제구가 형편 없었다.

긁히는 날은 무섭다. 지난달 10일 키움 히어로즈전 8이닝 11삼진 1실점 투구가 대표적. 하지만 올시즌 기록을 보면 '퐁당퐁당'이다. 한 번 잘 던지면, 그 다음 경기는 망친다. 그 흐름도 최근 살짝 무너지고 있다. 5월 들어 5일 KT 위즈전 5이닝 8안타 4실점으로 흔들렸고, 이어진 NC전 최악의 투구를 하고 말았다.

1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키움전. 롯데 로드리게스가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6.4.12/

로드리게스는 롯데가 에이스로 점찍고 데려온 선수다. 그런데 그 선수가 선발진 중 유일하게 5점대 평균자책점이다. 에이스라면 승패를 떠나 감독이 계산을 할 수 있는 경기 내용을 보여줘야 하는데, 기복이 너무 심하다. 일단 다른 것보다 볼넷 허용이 가장 아쉽다. 22개로 리그 전체 3위다. 그러니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힘겨워질 수밖에 없다.

최근 KBO리그 타자들도 수준이 매우 높아져 150km 공은 강속구로 인정받지도 못한다. 제구가 안되거나 공이 너무 깨끗하면, 정타이밍에 컨택트를 해낸다. 로드리게스도 자신의 강력한 구위를 살리려면 제구, 로케이션의 꾸준함이 요구된다. 지금 모습이라면 지난해 폰세와의 비교는 무의미해진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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