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지난해 11월 런던 열차 칼부림 사건에서 위험을 알려 수많은 인명을 구했던 조너선 조쉬(23)가 팀을 떠나게 됐다고 영국 BBC가 18일(한국시각) 전했다.
2021년 선수로 데뷔한 조쉬는 아마추어 무대에서 차분히 경력을 쌓으며 지난해 내셔널리그(5부) 소속 스컨소프 유나이티드와 계약했다. 하지만 스컨소프 유니폼을 입은 지 불과 몇 주 만에 던캐스터에서 런던의 집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칼부림 공격으로 중상을 했다.
조쉬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편히 쉬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 내 어깨 너머로 다가와 칼로 찔렀다"고 당시를 돌아봤다. 그는 "어깨를 먼저 찔렸다. 테이블, 의자를 뛰어 넘어 복도를 뛰어 다니면서 '열차 안에 칼 든 사람이 있으니 빨리 도망치라. 나는 이미 찔렸다. 도망쳐'라고 소리쳤다. 고통스러웠지만, 아드레날린이 솟구쳤다"고 덧붙였다. 또 "두 번째 칸 쯤에 갔을 때서야 비상벨을 누를 수 있었다. 온몸이 피투성이였지만, 머릿 속에는 오로지 기차에서 빨리 내려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평소였으면 차로 집에 갔을 텐데, 그날 처음 기차를 이용했다. 그런 일이 일어날거라곤 상상 못했다"고 말했다.
당시 조쉬 외에도 11명이 범죄자의 칼부림으로 중상을 했다. 조쉬가 빠르게 비상벨을 누른 덕에 열차는 헌팅턴역에 긴급 정차했고, 무장 경찰이 범인을 체포했다. 동승객으로부터 응급조치를 받은 조쉬는 병원으로 향했으나, 이두근, 어깨, 팔 등 7군데를 찔린 것으로 드러났다. 최초 피해자였던 조쉬의 빠른 대처가 아니었다면 부상자가 더 늘어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조쉬는 "처음엔 '내 몸에 무슨 일이 생긴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수술 전엔 몰랐는데, 의사가 '칼이 근육을 뚫고 지나갔는데, 신경을 아슬아슬하게 비껴 나갔다. 정말 운이 좋았다'고 말하더라"고 밝혔다.
용감한 선행에 세계적 관심이 폭발했다. 하지만 조쉬는 자신을 향한 스포트라이트를 모두 거절하고 긴 재활을 택했다. 조쉬는 "(부상 후 4개월여가 지난) 3월에야 본격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컨소프 팬들은 펀딩을 통해 나를 도와줬다. 구단이 보여준 응원 역시 정말 큰 의미가 있었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냉정한 선수 세계의 비정함을 피하지 못했다. 스컨소프는 시즌을 마친 뒤 조쉬를 재계약 대상에서 제외했다. 빈약한 재정의 논리그 소속팀인 스컨소프나 더 기회를 얻길 원했던 조쉬 모두 아쉬울 수밖에 없었던 상황. 조쉬는 "그 사건으로 시즌 절반을 놓쳤고, 내가 원하던 기회도 얻지 못하게 됐다. 1년 더 기회를 얻길 바랐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제 몸 상태는 완전히 회복됐고, 기량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어떤 클럽이든 기회를 주길 바라고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조쉬의 개인 훈련을 돕고 있는 나이젤 제임스 코치는 최근 그의 재계약 좌절에 대해 "안타깝게도 그게 축구다. 인생도 때론 그런 식"이라면서도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조쉬의 어머니 역시 "이미 일어난 일이고, 인생은 그런 것이다. 조쉬가 살아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조쉬는 "과거를 돌아볼 필요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내 마음 속엔 오로지 선수로 복귀해 더 많은 기회를 얻는 것 뿐"이라며 "인생은 한 번 뿐이지 않나. 무슨 일이니 일어날 수 있으니,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반등을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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