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베트남에서 '전설'을 쓴 박항서 대한축구협회(KFA) 부회장 겸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 단장이 2026년 북중미월드컵을 마치고 태국 클럽 지휘봉을 잡는다. 3년만의 피치 복귀다.
박항서 감독 소속사 DJ매니지먼트는 25일 박 감독이 태국 2부리그 소속 칸차나부리 파워 감독직을 맡는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박 감독은 2023년 베트남 축구대표팀을 떠난지 3년만에 일선에 복귀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코치, 전남 드래곤즈 감독, 경남FC 감독, 상주 상무(현 김천 상무) 감독, 베트남 대표팀 감독 등을 역임한 박 감독이 태국 무대에 오르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베트남에선 201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준우승, 2019년과 2021년 SEA 게임 금메달, 2018년 AFF 챔피언십 우승, 2018년 아시안게임 4강 진출, 2019년 아시안컵 8강 진출, 2022년 카타르월드컵 3차예선 진출 등을 일구며 '국민 영웅' '쌀딩크'로 명성을 떨쳤다.
DJ매니지먼트측은 "베트남 대표팀에서 물러나며 '한국과 베트남에선 더 이상 감독직을 맡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박 감독이 한국 축구 지도자가 아직 개척하지 못한 태국 무대로 향한 건 다시 한번 '초심'에서의 출발을 선언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칸차나부리는 공식 SNS를 통해 "박 감독과 새로운 코치진은 팀의 기강을 확립하고 높은 기준을 제시하며, 칸차나부리 지역을 빛낼 차세대 축구 인재들을 육성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현재 태국 내 TOP 5 수준으로 평가받을 정도로 축구단에 적극적인 투자를 감행하고 있는 칸차나부리는 지난 수개월에 걸쳐 수뇌부가 직접 박 감독을 만나 '삼고초려'를 감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감독은 칸차나부리가 강등 싸움을 벌이는 중이라 결정을 시즌 후로 미루길 바랐으나, '박항서가 아니면 안된다. 한국인 지도자가 우리 구단을 일으켜달라'는 강력한 러브콜에 마음이 흔들렸다는 후문이다. 일단 지난시즌 말미 '헤발슛' 이정수 코치가 공석인 구단의 임시 감독을 맡아 선수단 밑그림을 그렸다.<스포츠조선 4월 8일 단독보도> 다음시즌부턴 '박항서 감독-이정수 수석코치' 두 한국인 지도자가 칸차나부리에 '한국 축구 DNA'를 본격적으로 주입하게 된다.
칸차나부리는 박 감독에게 '1년만의 재승격, 향후 5년 내 태국 최상위권 구단 도약,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경쟁 전력 구축,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 등 로드맵을 제시하며 1부 클럽 못지않은 투자를 감행했다고 약속했다. 박 감독은 월드컵 대표팀 단장 업무가 종료되는 시전부터 시즌 준비에 돌입할 예정이다. 그는 오는 29일 홍명보호 사전 캠프지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로 이동해 대표팀의 16강 진출 목표 달성을 뒷받침한다.
박 감독은 "그동안 베트남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제안이 있었지만, 태국행을 선택한 이유는 분명하다. 아직 아무도 완전히 성공하지 못한 길이기 때문"이라며 "칸차나부리가 제시한 장기적인 비전과 축구에 대한 진정성이 제 도전 정신을 다시 깨웠다. 한국 축구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을 가지고, 태국과 베트남, 나아가 아세안 축구를 연결하는 리더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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