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 트레이드' KIA 최악의 드래프트? 원석 제대로 건졌다…"태어나 단 한번도 진 적 없어요"

KIA 타이거즈 김민규.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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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사실 태어나서 달리기는 단 한번도 진 적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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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신인 외야수 김민규의 목소리에는 확신이 있었다. 지금은 1군에서 경기 후반 대주자로 뛰는 게 전부지만, 이범호 KIA 감독에게 충분히 어필을 하고 있다. 올해 최고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박재현과 함께 앞으로 최소 10년은 KIA 외야를 책임질 특급 유망주다.

김민규는 휘문고를 졸업하고 2026년 3라운드 전체 30순위로 KIA에 입단했다. 사실 올해 KIA 신인들은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KIA가 2024년 12월 키움 히어로즈와 트레이드로 투수 조상우를 영입할 당시 2026년 신인 1, 4라운드 지명권을 넘겨주는 바람에 최상위 유망주 영입 경쟁에서 완전히 밀렸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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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권이 부족해도 KIA 스카우트팀은 원석을 발굴하기 위해 고심했고, 그중 하나가 김민규였다. 3라운드 야수인데도 적지 않은 계약금 1억원을 안겼다. 지난해 마무리캠프, 올해 스프링캠프까지 부름을 받을 정도로 구단의 기대치가 높았다. 퓨처스리그 18경기에서 타율 2할9푼9리(67타수 20안타), 7타점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고, 지난 20일 처음 1군의 부름을 받았다.

KIA는 당연히 김민규에게 대단한 활약을 바라고 부른 게 아니다. 1군 경험만 잘 쌓아도 충분하다. 김민규를 부를 당시 박재현이 어깨 근육통으로 수비가 어려운 상태였다. 김민규는 아직 최후의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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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자로 김민규는 충분히 자신의 가치를 보여줬다. 4경기에서 2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했고, 3득점을 기록했다.

이 감독은 김민규의 주력과 관련해 "스피드는 (박)재현이랑 비슷하다. 우타자라 치고 나가면서 내야안타는 덜 나올 수 있지만, 대주자로 나갈 때 주력을 충분히 이용할 수 있는 선수"라며 "대주자나 대수비로 쓰다가 적응하는 단계가 오면 타석에도 내보내 보려고 한다. 타격에서도 맞히는 능력은 갖고 있는 것 같다. 발이 빠르기 때문에 타격까지 되면 쏠쏠하게 쓸 수 있는 젊은 선수다. 좌투수일 때 스타팅을 낼까도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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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규는 1군 선수단과 함께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요즘이다.

그는 "1군 경기에 나가는 게 내게는 큰 경험이다. 아직 한 경기를 온전히 다 나가지도 않았고, 대주자나 대수비로 나가고 있지만, 내게는 정말 큰 경험이 되고 있다. 일단 이렇게라도 경기에 나갈 수 있어 감사하고, 내 맡은 임무를 다하려고 하고 있다"고 했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처음 밟은 느낌은 어땠을까.

김민규는 "솔직히 실감은 잘 안 났다. 내가 이곳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는데, 드디어 그 순간이 찾아왔구나 싶으면서도 너무 들떠서는 안 되니까. 차분하게 내가 해야 할 게 뭔지 알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려고 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태어나서 달리기는 항상 자신 있었다.

김민규는 "사실 태어나서 달리기를 진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달리기는 누구한테도 지지 않을 정도의 자신감이 있다. 중학교 때 100m에 11초 후반대 정도 나온 게 마지막으로 잰 기록인데, 지금은 그보다 빠르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다고 내가 나서서 도루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면 급해질 게 분명하기에 상황을 조금 더 생각하고, 분석하면서 차분하게 뛰려고 한다. 도루는 스타트만 신경을 써서 하니까 그래도 몸이 굳지 않고 반응이 잘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입단 동기 중에 가장 먼저 1군의 부름을 받은 것은 분명 기쁜 일이지만, 지금의 행복에 취하지 않으려고 한다.

KIA 타이거즈 김민규.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KIA 타이거즈 김민규.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김민규는 "사실 형들도 지금 내가 정말 빨리 데뷔한 것이고,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이야기해 주신다. 감독님과 코치님들께서 나를 콜업해 주신 거니까. 그에 맞게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보탬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1군에 처음 왔을 때 사실 긴장도 되고, 설렘과 두려움이 반반이었다. 그래도 조금 더 긍정적인 마음으로 가자고 생각했다. 1군이라고 뭔가 더 하려고 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재미있게 즐겁게 하려고 한다. 지금은 누구도 나한테 많이 바라지 않으니까. 즐기자는 마음으로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그래도 조만간 타석에 한번 서보고 싶은 욕심은 있다.

김민규는 "타석에 들어서면 그냥 초구부터 정말 과감하게 돌리는 것 하나는 진짜 누구보다 자신 있다. 그렇다고 그냥 풀스윙으로 공도 안 보고 돌린다는 게 아니다. 신인이라고 타석에 들어가서 벙쪄서 그냥 공만 보고 들어오는 게 아니라 초구부터 투수랑 싸우려고 과감하게 자신 있게 돌리려고 한다. 언젠가는 타석에도 설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하기에 그때 결과는 운명에 맡기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데뷔 첫 안타를 빨리 치고 싶지만, 대타를 나가고 싶거나 주전이 되고 싶은 욕심은 지금 아예 없다. 지금의 역할을 잘하고 있다 보면 언젠가 내 자리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대주자로 팀이 정말 중요한 상황일 때 도루 하나 해서 점수를 낼 수 있다면, 그게 나한테는 가장 큰 행복이고 욕심"이라고 덧붙였다.

그라운드에 나서는 시간이 짧은 대신 더그아웃에서 열심히 형들을 응원하고 있다.

김민규는 "사실 더그아웃에서 소리를 질러서 맨날 목이 쉰다(웃음). 내가 막내니까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막내가 조용히 있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파이팅 많이 하고, 인사 잘하려고 하고 있다"며 미소를 지었다.

프로가 되기까지 물심양면으로 지원한 부모를 향한 감사한 마음도 잊지 않았다. 23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는 어머니와 아버지가 지켜보는 가운데 득점에 성공, 5대4 승리에 기여했다.

김민규는 "부모님께서 항상 잘하려고 하지 말고, 하던 대로만 하라고 이야기해 주신다. 특히 (지난 23일) SSG전은 득점하고 부모님이 보였는데 정말 기뻐하고 계셨다. 너무 신났다고 하셔서 뿌듯하기도 했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내가 언젠가는 KIA의 중심 선수가 돼서 응원가도 들려드리고 싶고 그런 마음이다. 또 모든 야구 선수들의 부모님들이 뒷바라지하느라 다들 힘드시다. 우리 부모님은 내가 초등학생일 때부터 원정 가면 다 차로 태워다 주시고, 지원을 정말 잘해 주셔서 정말 야구만 생각하고 걱정 없이 클 수 있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지금 와서 더더욱 느끼고 있다. 정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내가 더 잘해서 부모님을 뿌듯하게 해 드리는 게 더 큰 목표"라고 진심을 표현했다.

KIA 팬들을 향한 다짐도 잊지 않았다.

김민규는 "지금은 대주자로서 팀을 위해 한 점을 뽑는 선수가 되고 싶고, 나중에는 (김)도영이 형처럼 슈퍼스타가 되고 싶다. 그런 욕심을 갖고 언젠가는 나도 그렇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KIA 팬들께서도 나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시면서 눈이 즐거우시고, 또 정말 야생마를 보는 것 같다는 말을 듣고 싶다"며 눈을 반짝였다.

KIA 타이거즈 김민규.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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