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천하의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폴 스킨스(피츠버그 파이리츠)에게 당당하게 "비켜"라고 말할 수 있는 투수가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의 크리스토퍼 산체스가 그 주인공이다. 올해 나이 서른, 프로선수에겐 절정의 나이에 한층 더 화려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산체스는 28일(한국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의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경기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쾌투, 팀의 3대0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 6개를 내줬지만, 무4사구로 안정감을 더한데다 고비 때마다 삼진(9개)를 잡아내며 샌디에이고 타선을 꽁꽁 묶었다. 투구수는 100개를 꽉 채웠다.
구종이 다양한 투수는 아니다. 평균 95마일(약 152.8㎞) 싱커, 86.4마일(약 139㎞) 체인지업, 85.7마일(약 137.9㎞)의 슬라이더까지 딱 3개 구종을 던지는데, 말 그대로 '언터쳐블'이다.
지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8강 도미니카공화국전 당시 선발로 나와 한국 타선을 압도하던 바로 그 좌완투수다. 올해는 오타니, 스킨스, 제이콥 미저라우스키(밀워키 브루어스) 등의 경쟁자들보다 한발 앞서 사이영상을 향해 폭풍 질주하는 분위기다.
산체스는 미국 현지 시간으로 5월 한달간 평균자책점이 '0'이다. 4월 30일(현지 시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 1회에 2점을 내준 뒤 2회부터 무실점(5⅔이닝)을 기록했고,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전(8이닝) 콜로라도 로키스전(7이닝) 피츠버그전(9이닝, 완봉승)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8이닝)에 이어 이날 샌디에이고를 상대로도 7이닝 무실점 질주다.
이로써 44⅔이닝 연속 무실점, 필라델피아 구단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1911년 글로버 알렉산더의 41이닝 무실점. 이른바 '데드볼' 시대, 115년전의 케케묵은 대기록을 2026년의 괴물 투수가 깨뜨렸다.
올시즌 12경기에 등판, 79⅓이닝을 소화하며 6승2패 평균자책점 1.47, 탈삼진 95개를 기록중이다.지난해 13승5패 202이닝 평균자책점 2.50 탈삼진 212개를 기록했었는데, 1년만에 커리어하이 갱신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5월의 투수는 확정적이고, 사이영상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서고 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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