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매출은 적자였지만"…'봉주르빵집', 대혐오 시대에 온기 구워냈다(종합)

'봉주르빵집'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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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날 선 언어들이 오가는 '대혐오 시대', 그러나 전북 고창의 작은 빵집만큼은 예외였다.인스타그램 '핫플레이스'처럼 번쩍이는 '오픈런' 대신, 이곳엔 낯선 디저트 앞에서 수줍게 웃으며 빵 한 조각을 나누는 어르신들이 있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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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수한 빵 냄새가 퍼지는 시골의 작은 사랑방 '봉주르빵집'. 본지가 최근 박근형 PD와 김란주 작가를 만나, 사람의 온기를 천천히 구워낸 고창의 시간 속으로 들어가 봤다.

'봉주르빵집'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지난 8일 첫 공개된 '봉주르빵집'은 조용한 시골 마을 전북 고창에 문을 연 국내 최초 '시니어 디저트 카페'를 배경으로 한다. 인생의 깊은 맛을 아는 어르신들과 빵집 식구들이 따뜻한 위로와 온기를 나누는 힐링 베이킹 예능이다. 셰프팀에는 차승원과 이기택이 합류해 프랑스 베이킹에 도전하고, 홀팀은 빵집 대표 김희애와 바리스타 김선호가 맡아 어르신들을 맞이하고 있다.

'봉주르빵집' 사진제공=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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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점은 '봉주르빵집'은 여타 장사 예능처럼 '최고 매출'이나 '대박 영업'을 목표로 달려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제작진은 예상보다 손님이 적었던 시골 마을의 현실을 솔직하게 고백했다.

김 작가는 "사람이 없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라며 "두세 달 동안 공사를 하니 동네에서는 그냥 새로운 빵집이 생긴 줄만 아셨던 것 같다. 방송 촬영이라는 개념 자체가 익숙하지 않으셨다. 어르신들은 저희가 왔다고 해서 일상을 바꾸지 않고 본인 삶의 루틴을 그대로 유지하며 와주셨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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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PD 역시 "사실 줄 설 장소까지 따로 마련했었다"고 멋쩍게 웃었고, 김 작가는 "경호원이나 번호표까지 고민했었다"며 "실제로 매출은 적자였다. 편집에 넣었다가 굳이 중요한 정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제외했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손님이 전하는 온기는 채워졌다. 박 PD는 "호적상 나이가 밀려 64세가 됐다고 찾아오신 분이 있었는데, 결국 그분이 65세 친구분들을 데리고 다시 오시기도 했다"며 점차 번진 입소문을 전했다. 김 작가는 "출연진이 서비스를 정말 많이 줬다. 김희애 씨도 '동네 장사는 원래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하더라. 계속 찾아오는 단골손님이 생기는 빵집처럼 오래 기억되는 공간이 됐으면 했다"는 바랐다.

'봉주르빵집' 사진제공=쿠팡플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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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프로그램이 가진 정서를 '첫 화면'부터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1화 오프닝을 영업 마지막 날의 '갈레트 데 루아' 이벤트와 한 할머니의 노래로 연 것에 대해 김 작가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 작가는 "프로그램의 정서를 가장 먼저 보여주고 싶었다. 차승원 선배가 울음을 참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며 "노래하시는 할머니의 이야기가 이후 전체 서사의 예고편 같은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 PD 역시 "첫 장면과 음악에 특히 공을 많이 들였다. 촬영 전부터 음악 사용을 위해 준비했다"고 보탰다.

특히 어르신들이 위물감을 느끼지 않고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도록 공간 인테리어에도 사활을 걸었다. 약 두 달간 현지에 머물렀다는 김 작가는 "세트처럼 보이지 않는 공간을 만드는 게 중요했다. 시골 카페 인테리어 경험이 많은 분을 따로 섭외해 실제 동네 카페처럼 꾸몄다. 미술감독님이 아닌 분과 작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너무 반짝거리면 어르신들이 부담스러워하실 것 같아 일부러 흙 묻은 느낌의 타일을 사용했고, 꽃을 좋아하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매일 생화를 놓았다"고 세심한 노력을 전했다. 박 PD는 "목표는 '보이지 않는 카페 직원'처럼 존재하는 것이었다. 스태프들도 주민들에게 친절하게 응대하며 실제 직원처럼 행동하려 했다"고 덧붙였다.

'봉주르빵집'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진짜 주인공을 '어르신들'로 설정했기에 편집의 호흡도 전반부와 후반부를 다르게 가져갔다. 김 작가는 "초반에는 출연진보다 어르신들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3회 이후부터는 배우들과 손님들이 가까워지면서 관계성과 케미가 본격적으로 드러난다"고 귀띔했다. 박 PD는 "가게 안보다도, 빵을 포장해 누군가에게 가져가는 이후의 이야기가 더 궁금했다. 초반에는 어떤 사람들을 중심에 두고 싶은지 보여주려 했다"고 전했다.

화려한 배우 라인업이 시골 마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었던 비결은 다름 아닌 '진심'이었다. 김 작가는 스케줄 조율이 어려웠음에도 기획안만 보고 흔쾌히 동참해 준 배우들에게 "두고두고 감사한 마음"이라며 운을 뗐다.

이어 "이 프로그램에는 원래부터 있었던 빵집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조합이 필요했다"며 출연자 한 명 한 명 신중을 기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출연자 모두가 진심으로 임해주신 덕분에 어르신들이 '연예인이 어디 있느냐'고 하실 정도였다"며 "90대 단골 할아버지가 김희애 씨를 보고도 '탤런트가 왔다는데 누구냐'고 물으셨다"고 웃었다

박 PD는 "빵집 자체가 65세 이상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이다 보니 너무 튀거나 진심이 느껴지지 않는 출연자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다행히 출연자분들이 모두 진심으로 임해주셨고, 어르신들이 '연예인들 어디 있느냐'고 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봉주르빵집'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특히 차승원 노력에 혀를 내둘렀다. 김 작가는 "차승원 씨는 드라마 촬영 중에도 병원 스케줄까지 빼면서 제빵 연습을 했다"며 "메뉴를 줄이자고 할 정도로 제빵 과정이 쉽지 않았는데도, '이왕 하는 거 다양한 경험을 드려야 한다'며 끝까지 모든 메뉴를 해내셨다"고 말했다.

이어 "본인에게도 엄청난 긴장감이었던 것 같다. 스트레스도 컸겠지만, 새로운 자극과 성취감을 즐기시는 모습이었다"고 덧붙였다.

'봉주르빵집' 스틸. 사진제공=쿠팡플레이

남은 회차에서는 예능에서 쉽게 보기 힘든 김희애의 재발견이 될 전망이다. 김 작가는 "'부부의 세계'보다 더 격양된 인간적인 모습이 많이 나온다"라며 웃었고, 박 PD는 "5화쯤 되면 김희애 선배님의 '멘붕'이 나온다. 그러면서도 차분하게 중심을 잡아주셔서 어르신들이 덜 부담스러워하셨던 것 같다"고 신뢰를 드러냈다.

'봉주르빵집' 사진제공=쿠팡플레이

바리스타로 활약 중인 김선호에 대한 칭찬도 아끼지 않았다. 김 작가는 "평소 할머니들과의 관계성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했고, 박 PD는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를 재밌게 봤는데, 선호 씨를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나눌수록 정말 실사판 '홍반장'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르신들과 굉장히 자연스럽게 가까워지더라"고 치켜세웠다.

'봉주르빵집'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막내 이기택의 예상 밖 예능감도 관전 포인트다. 김 작가는 "처음에는 차승원 선배를 든든하게 보조해주는 역할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긴장하면서도 할 말은 다 하는 모습이 밉지 않더라"며 최근 '1박 2일' 고정 멤버로 발탁되는 등 예능계 블루칩으로 떠오른 그에 대해 "어딘가 2% 부족한 느낌이 오히려 매력적이었다. 보다 보면 자꾸 눈길이 가는 친구"라며 애정을 보였다.

'봉주르빵집' 사진제공=쿠팡플레이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김 작가는 "어르신들이 생각보다 처음 경험해보는 것들이 정말 많으시더라. 다음 시즌에는 메뉴나 지역도 달라질 수 있을 것 같다"며 "'1박 2일', '삼시세끼'를 하면서 느낀 게 지역마다 색깔이 굉장히 다르다는 점이었다. 다른 지역 특산물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고 귀띔했다.

이어 "무엇보다 배우들끼리의 케미도 점점 깊어졌다. 일일 아르바이트생으로 나온 세븐틴 디노 씨도 다음 시즌에는 꼭 정직원으로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

'봉주르빵집'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기존의 자극적인 서사나 치열한 장사 예능과는 결이 다른 '무해한 힐링 콘텐츠'로 입소문을 타고 있는 것에 대해 김 작가는 최근 OTT 예능 흐름을 짚었다. 김 작가는 "예전에는 넷플릭스식 강한 예능이 주목받았다면, 최근에는 '케냐 간 세끼', '이서진의 달라달라' 같은 결의 콘텐츠도 잘 되는 것 같다"며 "OTT에서도 특정 서바이벌이나 연애 예능만이 아니라 다양한 버라이어티가 나오는 흐름을 느꼈다"고 입을 열었다.

갈등과 자극이 넘쳐나는 예능판에서 '봉주르빵집'이 지키고자 하는 가치는 명확했다. 김 작가는 "예능이라는 게 꼭 문턱이 높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시청자들이 방송을 통해 경험해보지 못한 감정을 간접적으로 느끼고, '저건 어떤 기분일까'를 같이 경험하는 게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박 PD는 "세대 간 이해가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프로그램이 됐으면 했다. 윗세대는 아랫세대를, 아랫세대는 부모 세대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랐다"라며 "조심스럽지만 지금 대혐오 시대라고 하지 않나. 주변 사람들을 한 번 더 떠올리게 만드는 콘텐츠가 됐으면 했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마지막으로 김 작가는 "'봉주르빵집'을 만들며 느낀 건 어르신들의 행복은 생각보다 거창하지 않다는 점이었다. 작은 경험에도 정말 행복해하셨다"며 여운을 남겼다.

쿠팡플레이 '봉주르빵집'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 공개된다.

'봉주르빵집' 사진 제공=쿠팡플레이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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