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두산 베어스의 마운드에 '행복한 비명'이 울려 퍼지고 있다. 우측 어깨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천재 클로저' 김택연의 복귀 로드맵이 구체화됐다. 하지만 두산 벤치는 마냥 기뻐하면서도 깊은 고민에 빠졌다. 김택연이 비운 사이 임시 마무리로 등판해 '안정감이 철철 넘치는' 완벽 투구를 펼치고 있는 이영하의 존재 때문이다.
2005년생 김택연은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4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합류해 첫해 19세이브를 올리며 역대 고졸 신인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작성한 두산의 보물이다. 지난해에도 24세이브를 거두며 뒷문을 지켰고, 2026 WBC 대표팀에도 승선했다. 올 시즌 역시 9경기 3세이브 평균자책점 0.87로 압도적인 구위를 과시했으나, 4월 말 우측 어깨 극상근 염좌로 전력에서 이탈해 팬들의 궁금증을 자아냈다.
다행히 회복세는 빠르다. 지난 27일 첫 불펜 피칭을 소화한 김택연의 구체적인 복귀 일정이 나왔다. 30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김원형 감독은 "김택연은 다음 달 3일 라이브피칭을 하고 6일과 8일 2군 경기에 나설 예정이다. 그리고 나서 큰 문제 없으면 9일 우리가 부산 경기인데 그때 쯤 합류시킬 생각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택연의 이탈이라는 대형 악재 속에서 두산의 뒷문을 완벽하게 걸어 잠근 구세주는 이영하다. 이영하는 올 시즌 18경기 2승 1패 6세이브 평균자책점 3.27을 기록 중이다. 특히 5월 들어서는 11경기 5세이브 평균자책점 2.31로 짠물 투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김 감독 역시 이영하의 극적인 반전에 놀라움과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이영하는 선발, 불펜, 그리고 마무리까지 다양한 경험을 쌓은 투수"라며 "선발을 준비하면서 볼도 많이 던지고 준비를 굉장히 잘했던 과정들이 현재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수치적인 안정감 외에도 이영하를 바꾼 것은 '책임감'이다. 김 감독은 "영하가 현재 엔트리 중 2명을 제외하면 최고참이다. (최)원준이가 빠지면서 영하가 투수 조장을 맡게 됐다"며 "투수 코치 얘기를 들어보니 영하가 후배들에게 좋은 얘기를 많이 한다고 하더라. 요즘은 책도 많이 보면서 미팅 때 명언 얘기도 하고 분위기를 아주 잘 맞추고 있다"라며 흐뭇해했다.
김 감독의 마무리 복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끝판왕' 김택연을 마무리로 쓸지, 무섭게 떠오른 이영하에게 9회를 맡길지 오리무중이다. 두 명의 강력한 클로저 카드를 손에 쥔 김 감독의 입가에 미소가 흐르고 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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