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달라하라(멕시코)=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자부심을 느낀다."
대한민국 월드컵대표팀이 6일(한국시각) 2026년 북중미월드컵 대비 사전 훈련 캠프지인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를 떠나 베이스캠피 멕시코 과달라하라의 숙소 도착을 앞두고 만난 한 교민은 이같이 말했다.
이날 태극전사들이 대회 기간에 과달라하에서 묵을 더 웨스틴 과달라하라 호텔 앞에는 교민, 멕시코 시민 등 500여명이 모여 북적댔다. 웬만한 아이돌 그룹을 기다리는 열렬팬들처럼 대표팀 유니폼, 특정선수 소속팀 유니폼을 입고 팀 버스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익명을 요청한 과달라하라 거주민 A씨는 "내 나이가 60 가까이 됐다. 딴사람은 모르겠지만, 내 인생에 월드컵이 과달라하라에서 또 열리겠나 싶다"며 "우리 선수들이 왔으니 얼굴이라도 한 번 더 보자는 마음으로 왔다. 그런데 이 정도로 많은 사람이 올 줄 몰랐다"라고 놀라워했다.
과달라하라에서 유명인사로 통하는 200만 음식 유튜버 김유나씨(36)는 "한국 대표팀이 온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기뻤다. 이곳에서 산지 26년이 다 되어가는데 축구대표팀이 온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과달라하라가 생각보다 살기가 좋고 날씨도 좋고 음식도 많은 도시라는 게 이번 기회로 잘 알려졌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김씨는 "한인 교민은 대략 40명 정도 온 것 같다. 일하거나 아이들 픽업 가는 시간이라 그렇지 시간이 여유가 있으면 더 많이 왔을 것"이라며 대표팀의 방문 소식에 한인 사회가 들썩거린다고 말했다.
A씨는 "이렇게 많은 사람이 올 줄은 몰랐다. 멕시코 사람들은 솔직히 여긴 안 올 줄 알았다"라고 혀를 내둘렀다.
가장 보고 싶은 선수는 역시 주장 손흥민(LA FC)이었다. 김씨는 "쏘니가 한국의 더 많은 위력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도 보고 싶다"라고 했다. A씨는 "나도 손흥민이 보고 싶다. 손흥민은 엘리트로 성공한 케이스가 아니라 인내, 노력, 똑바른 정신으로 이곳까지 올라선 선수다. 앞으로 더 존경받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A씨는 만약 손흥민이 체코전에서 골을 넣으면 목소리가 쉴 정도로 소리를 지를 것 같다.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 한인회에서도 우리 대표팀을 모두 응원하자는 분위기"라고 했다.
12일 과달라하라의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리는 대한민국과 체코의 조별리그 1차전에는 대부분의 교민이 경기장을 찾아 한국을 응원할 전망이다. 김씨는 "1차전 입장권은 구매했다. 2차전(19일)은 멕시코가 무섭기도 하고 표를 구하기도 어려울 것 같아서 포기했다. 멕시코전에는 시내에서 열리는 팬 페스티벌이나 갈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대체 어느정도길래 '무섭다'라고 하는 걸까. A씨는 "예전에 몬테레이에서 열린 경기에서 관중 한 명이 사망했다는 뉴스를 본 기억이 난다. 멕시코가 축구 광기로 유명한 나라다. 누굴 겨냥하지 않더라도 옆에 있다가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라고 했다. 그래도 멕시코를 꼭 이겼으면 좋겠다고 염원을 드러냈다
A씨는 대한민국의 조별리그 그 너머를 바라보고 있다. 미국 휴스턴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딸이 휴스턴에서 열리는 월드컵 8강전 티켓 두 장을 이미 구매했다고 한다. 그는 "당연히 한국이 올라가면 더 좋다"라며 웃었다.
선수단 숙소 앞에 모인 일부팬은 선수들의 '초스피드' 입장에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 1시간 넘게 기다렸는데 선수들이 별다른 인사나 팬서비스 없이 숙소 안으로 향한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했다.
축구대표팀은 도착 첫날은 휴식을 취하고 7일부터 본격적인 체코전 대비 훈련에 돌입한다.
과달라하라(멕시코)=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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