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2026시즌 KBO리그 첫 벤치클리어링이 잠실벌에서 발생했다. 순간적인 오해로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오며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감돌았지만, 투수의 진심 어린 사과와 베테랑들의 빠른 중재로 성숙하게 마무리됐다.
두산 베어스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최민석의 눈부신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9대1 완승을 거뒀다.
상황은 두산이 6-1로 여유 있게 앞서가던 6회초 키움의 공격 때 발생했다. 선두타자 임병욱이 타석에 들어섰고 마운드에는 여전히 두산 선발 최민석이 서 있었다.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2구째를 던지려는 순간, 임병욱이 타임을 외치며 호흡을 한 차례 골랐다. 그리고 다시 타격 준비를 마친 순간, 최민석의 2구째 145㎞짜리 패스트볼이 임병욱의 엉덩이 쪽을 강타했다.
타임 요청 직후 곧바로 몸에 맞는 볼이 날아왔기에 타자로서는 고의성을 의심하며 순간적으로 감정이 격앙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공에 맞은 임병욱은 방망이를 그라운드에 내던진 채 마운드의 최민석을 향해 걸어 나갔고, 두산과 키움 양 더그아웃에서 선수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오며 홈플레이트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시즌 첫 벤치클리어링이 발발한 순간이었다.
자칫 큰 충돌로 번질 수 있었던 일촉즉발의 위기였지만, 베테랑들의 대처는 신속하고 성숙했다.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는 임병욱이 마운드로 향하자마자 곧장 앞을 가로막으며 몸으로 저지했다. 김갑수 구심 역시 빠르게 개입해 중재에 나섰다. 뒤이어 양 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합세해 흥분한 임병욱과 최민석을 다독였고, 서로 이야기를 나눈 끝에 큰 불상사 없이 각자의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경기가 중단된 시간은 단 2분여에 불과했다.
최민석 역시 고의가 아니었음을 즉각 행동으로 보여줬다. 사구 직후 곧바로 모자를 벗어 사과의 뜻을 표했던 최민석은, 상황이 정리된 후 1루로 출루한 임병욱을 향해 재차 모자를 벗고 두 차례나 고개를 숙이며 진심 어린 미안함을 전했다. 임병욱 역시 이를 쿨하게 받아들이며 신경전은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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