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2시즌을 6위로 마감한 넥센 히어로즈. 지난해 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었다. 염경엽 감독(45)이 지휘봉을 잡은 후 코치진을 정비했는데, 코칭스태프 인선의 핵심이 이강철 KIA 투수 코치(47) 영입이었다. 수석코치로 염 감독을 보좌하게 된 이 코치는 마운드 운영을 총괄하는 투수코치 역할까지 맡는다. 염 감독은 광주일고 2년 선배인 이 코치를 설득해 어렵게 모셔왔다. 이 코치를 영입하기 위해 선동열 KIA 감독에게 전화까지 했다고 한다. 다른 팀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선배를 수석코치로 불러들인 염 감독이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선 이 코치나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하다.
이 코치가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으면서 메이저리그를 호령했던 최고의 잠수함 투수와 국내야구 역대 최고의 잠수함 투수 출신 코치의 만남이 이뤄졌다. 팬들의 관심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조합이다.
|
이 코치는 김병현 이야기가 나오자 먼저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했다. 전성기 때의 김병현과 2012년 김병현은 다른 선수였다. 컨트롤이 흔들리면서 볼넷과 사구가 많았고, 관심을 모았던 왼손타자와의 대결에서도 약한 모습을 노출했다.
왼손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2할8푼3리. 19경기 출전해 62이닝을 던져 3승8패3홀드, 평균자책점 5.66을 기록했다. 피안타율이 2할7푼1리였고, 볼넷 34개에 사구가 14개나 됐다. 시즌 개막 후 한달여만인 지난해 5월 초부터 1군 경기에 등판했으나 제구력 난조에 구위까지 떨어져 있었다. 2군 추락까지 경험한 김병현은 그나마 시즌 종료를 앞두고 다소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걸 위안으로 삼아야 했다. 김병현은 시즌 종료를 앞둔 지난해 9월 한달 간 6경기, 14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했다.
KIA 시절 밖에서 보다가 곁에서 지켜보니 이 코치의 눈에 김병현의 문제점이 한눈에 들어왔다. 지나치게 상체에 의존해 힘으로 공을 뿌리다보니 공에 제대로 힘이 실리지 않았고, 제구력이 불안정했다. 이 코치는 김병현의 문제점을 골프에 비유했다. 그는 "골프 초보자들은 클럽으로 공을 세게 때리려고만 하는데, 그렇게 하면 공이 멀리 날아가지 않는다. 김병현이 지난해 그랬다. 클럽을 앞으로 끌고 나가줘야 제대로 공이 뻗어나간다. 스피드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고 했다.
지난해 겨울 히어로즈에 입단하기 전까지 3년 간 김병현은 소속팀에서 안정적으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한동안 무적으로 쉬기도 했고, 2011년에는 일본 프로야구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입단했으나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이 코치는 "공백이 긴 상태에서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하고 공을 던진 것 같다. 하체로 중심을 잡고 투구를 해야하는데, 그렇게 못하니 공을 마음먹은 대로 던지지 못한 것이다. 지난해 왼손 타자의 등쪽으로 어이없이 공이 날아가기도했는데 이 때문이다"고 했다. 전성기 때 엄청난 하체 근육으로 화제가 됐던 김병현이다.
맏형처럼 믿음직스러운 지도자는 김병현의 마음을 움직였다. 보통 팀의 간판급 선수는 비활동 기간에는 따로 훈련을 하거나 쉬는 경우가 많은데, 김병현은 지난달 말부터 꾸준히 목동구장에 나와 운동을 하고 있다.
|
물론, 이 코치의 지적에 김병현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병현에게 이 코치는 특별하다. 김병현은 야구를 시작한 후 지난해까지 단 한 번도 언더핸드스로 투수 출신 코치로부터 지도를 받은 적이 없다고 한다. 더구나 이 코치는 고교선배이자 역대 국내 프로야구 최고의 언더핸드스로 투수가 아니었던가.
이 코치는 지나친 기대를 경계하면서도, 올시즌 선발 투수 김병현에 대해 낙관적으로 전망을 했다. 이 코치는 "야구에 대한 열정만큼은 김병현을 따라올 선수가 없을 것이다. 단점을 수정해가면서 충실히 준비를 하면 두지릿수 승도 가능하다"고 했다.
지난해 16승을 거둔 나이트와 11승을 기록한 밴헤켄이 지난해 성적을 유지하고, 김병현이 10승 이상을 거둔다면 히어로즈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이 이뤄질 것 같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