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고-성균관대를 졸업하고 2013 KIA 신인드래프트에서 5순위로 지명된 내야수 고영우가 지난 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팀 합동훈련 때 타격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산중의 왕 호랑이도 새끼 때는 연약하다. 그러나 날카로운 눈매와 공격적인 성향을 보면 자랐을 때 얼마나 강력한 맹수로 크게될 지 기대하게 된다.
'호랑이 군단' KIA 타이거즈에도 올해 '새끼 호랑이'들이 수두룩하게 들어왔다. KIA는 지난해 8월에 열린 201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까지 총 10명의 선수를 선발했다. '대졸선수'를 선호하는 선동열 감독의 성향에 의해 10명 중 9라운드에 뽑은 경기고 출신 외야수 최준식을 제외한 9명이 모두 대졸선수다.
이 가운데에서 현 시점에 주목을 끄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성균관대 출신 내야수 고영우와 연세대 출신 우완투수 고영창이다. 마치 친형제처럼 이름이 비슷한 이들 두 신인들은 지난해 말 진행된 팀의 오키나와 마무리캠프를 통해 선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선 감독은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마무리캠프를 통해 열심히 하면서 청백전 때 특히 가능성이 보였다"고 후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2013신인드래프트에서 6라운드에 KIA에 지명된 우완투수 고영창이 투구 동작을 선보이고 있다. 광주 진흥고-연세대를 거친 고영창은 1m89의 장신으로 최고 147㎞의 직구와 커브, 포크볼을 구사한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내야수와 우완 정통파 투수 신인이라고 하니 떠오르는 인물들이 있다. 이들 '새끼 호랑이'들과 같은 포지션으로 바로 입단 첫 해부터 팀의 주요 선수로 도약한 선배들. 2루수 안치홍과 우완투수 박지훈이다. 선 감독을 비롯한 KIA 코칭스태프도 고영우와 고영창이 제2의 '안치홍-박지훈'이 되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고영우와 고영창이 비록 지명순위는 선배인 안치홍과 박지훈에 비해 뒤지지만, 발전 가능성은 그들과 못지 않다는 평가다. 안치홍은 2009년 2차 1지명, 박지훈은 2012년 1차지명을 받았지만 고영우와 고영창은 각각 5라운드(전체 44번)와 6라운드(전체 53번)에 뽑혔다. 그만큼 주목은 덜 받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명순위가 낮다고 해서 프로 성적도 꼭 그러리라는 법은 없다.
오히려 낮은 지명을 받은 선수가 간판 선수로 성장하는 케이스도 많다. 현재 KIA의 주전 유격수를 맡고 있는 김선빈도 이 분류에 속한다. 김선빈은 2008년 2차 6번으로 KIA에 지명됐다. 전체로 보면 43번째로 이름이 호명된 선수다. 하지만 지금은 당당히 팀의 주전자리를 꿰차고 있다. 신인들이 어디까지 성장하게 될 지는 누구도 속단할 수 없는 일이다.
내야수 고영우 역시 이런 점에서 기대를 끈다. 지명순위나 전공 포지션(유격수)로 보면 '제2의 안치홍'보다는 '제2의 김선빈'에 더 가까울 수도 있다. KIA연고지인 광주 동성고 출신인 고영우는 일단 신체조건이 뛰어나다. 1m83에 80㎏으로 '대형 내야수'로 발전가능성이 보인다. 게다가 우투좌타에 발이 빠르고, 수비가 안정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성균관대 3, 4학년 시절 총 49경기에 나와 타율 3할1리(156타수 47안타)에 20도루를 기록했다. 2년간 실책은 8개 뿐이었다. 2010년 대학야구선수권 타격상(9타수 5안타, 타율 5할5푼6리)과 2011 대학야구 하계리그 도루상(6도루)을 수상한 전력에서 알 수 있듯 정교함과 스피드가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대학리그의 투수와 프로리그의 투수는 차원이 다르다. 프로무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타격의 세밀함을 한층 더 보완해야 한다. 그런 반면 장타력은 부족한 편이다. 2년간 장타율이 3할3푼3리였고, 홈런은 1개도 치지 못했다.
고영우보다 선 감독의 환심을 더 많이 산 인물이 고영창이다. 아무래도 투수 출신 감독이다보니 투수쪽을 더 자세히 관찰한 영향이다. 선 감독은 "투수들이 연습 때는 잘하다가 실전에서 못하는 게 큰 문제인데, 고영창은 자체 청백전에서도 좋은 구위를 보였다"고 칭찬했다. 1m89의 장신 투수인 고영창은 최고 147㎞의 빠른 공을 던지고 커브와 포크볼 등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갖고 있다. 타점이 높은 우완투수가 빠른 공에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를 지녔다는 점은 매우 큰 경쟁력을 부여할 수 있다. 애리조나-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성장세를 보인다면 지난해 박지훈처럼 팀의 불펜에서 깜짝 활약을 펼칠 수도 있다.
고영우-고영창에 대한 후한 KIA 코칭스태프의 후한 평가는 어디까지나 '현 시점'이다. 아직 기량이 완성됐다고 평가할 수준은 아니다. 때문에 이번 스프링캠프가 매우 중요하다. 캠프를 통해 기량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릴 수 있다면 선배 호랑이 '안치홍-박지훈'처럼 성공시대를 활짝 열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떠한 성취를 얻게될 지는 각자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