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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K가 달라졌다. 애리조나에서 포착된 그의 모습은 '변화'였다.
이날은 NC와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전날 연습경기에선 이미 피칭할 몸상태가 만들어진 투수들이 점검을 마친 바 있다. 이런 측면에서 김병현의 선발등판은 다소 의외였다.
투구수는 고작 13개. 이중 스트라이크는 절반이 조금 안되는 6개였다. 김병현은 마운드에서 이따금 고개를 갸웃거리기도 했다. 1회를 깔끔하게 막은 뒤 동료들의 축하를 받을 때에도 멋쩍은 표정이었다.
처음이라 아직 평가를 내리긴 힘든 상태다. 김병현은 한국무대 진출 첫 해였던 지난 시즌, 19경기서 3승8패 3홀드 평균자책점 5.66으로 고전했다. 메이저리그에서 뱀직구를 던지던 그의 모습을 기다린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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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시즌은 출발부터 다르다. 같은 언더핸드투수인 이강철 수석코치와의 만남이 그를 변화시켰다. 이 코치는 수석코치와 함께 투수총괄이라는 보직도 맡고 있다. 전체 마운드를 이끌어가는 수장 역할이다.
서로를 이해하는 BK-이강철, "조급해하지 말자"
이 코치와 김병현의 만남은 특별하다. 같은 유형의 투수로 마음이 척척 맞는다. 사실 그도 김병현을 지도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첫 만남 이후 조금씩 서로 통하는 게 있다는 걸 알았다. 언더핸드투수라는 '공통분모'는 생각보다 둘을 끈끈하게 이어줬다.
이 코치가 현역 시절 느꼈던 문제를 김병현도 똑같이 느끼는 식이다. 김병현이 먼저 물었을 때, 이 코치도 "똑같은 생각을 하는구나"라고 느낄 때가 한 두번이 아니었다. 김병현도 이 코치의 말을 인정하고 따라온다. 같은 생각을 한다고 느끼기 시작하니 커뮤니케이션이 술술 되기 시작했다.
이 코치는 "내가 가르친다기 보다는 본인이 먼저 적극적으로 다가온다. 가끔은 너무 한다 싶을 정도"라며 웃었다. 그래도 스승으로서 흐뭇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이 코치는 "난 그저 선수가 못 보는 걸 찾아주고, 그걸 얘기해주는 역할이다. 같은 유형의 투수였기에 가능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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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코치는 김병현의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다. 나도 병현이가 말했을 때 쉽게 이해하지 못할 정도의 차이"라면서도 "작년까진 투구 동작이 '하나'로 갔다면, 이젠 '하나', '둘'하는 식의 과정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투구동작에서 차근차근 단계를 밟게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김병현은 "아직 힘을 못 쓴다"며 아쉬워했다. 이 코치는 "이제 하나 했는데 너무 욕심이다. 그래도 생각대로 따라와준다면, 공에 힘이 생길 것"이라며 김병현을 달랬다.
이 코치는 김병현에게 "조급해하지 말자"고 주문했다. 김병현 역시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개막 시점에 몸을 맞추는 게 아니라, 될 때까지 만들고 나서 마운드에 오르자고 약속했다. 5월이 되든, 6월이 되든 본모습을 찾을 때 1군에 올라올 계획이다.
구단은 김병현이 선발투수로 호투하길 원한다. 그리고 팬들 역시 오랜 시간 마운드에 있는 그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하지만 넥센 코칭스태프는 '완벽해지는 시점'이라는 전제조건을 달았다. 그 시점은 바로 김병현 스스로 "이쯤이면 됐다"고 인정할 때다.
서프라이즈(미국)=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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