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전 취소시킨 쿠바, 진짜 속내는 공한증?

기사입력 2013-02-21 17:10


천하의 쿠바야구가 '공한증(恐韓症)'에라도 걸린 걸까.

NC와 쿠바의 연습경기가 개최 직전 취소되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NC와 쿠바는 21일 대만 도류구장에서 연습경기를 하기로 했고, 이는 대만 방송을 통해 TV 중계까지 하기로 돼 있었다.

양팀 선수들이 모두 훈련을 마쳤고, TV중계를 위한 방송사의 설비도 모두 갖춰진 상태였는데 경기 시작 40분 전에 갑자기 경기가 무산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쿠바가 느닷없이 사용구에 대해서 트집을 잡았다.

당초 양 팀은 자기 팀에서 쓰는 공을 투수들이 사용하도록 합의했다. 원래 다른 사용구를 쓰는 리그나 국가끼리 친선 경기를 할 때는 양팀 투수들이 각기 쓰던 공을 사용하도록 하는 게 야구계의 관행이다. 한국 프로팀과 미국 프로팀이 연습경기를 할 때 한국 투수들은 KBO 공인구를 던지고, 미국 투수들은 자국의 롤링스 공을 던지는 식이다. NC와 쿠바도 그렇게 하기로 사전에 합의를 했다.

그런데 쿠바가 경기 전에 갑자기 자신들이 쓰는 공이라며 이것을 NC도 함께 쓰자고 제안했다. 당연히 NC는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이번엔 대만 공인구를 들고와 이것을 쓰자고 했다. 또 거절하자 그 다음엔 듣도보도 못한 브랜드의 공을 세번째로 들고 왔다. NC는 원래 약속한대로 각자의 공을 쓰자고 거듭 주장했다. 하지만 쿠바는 자신들과 같은 공을 쓰자고 끝까지 요구했고 결국은 경기를 취소하기로 했다.

NC 김경문 감독은 "원래 합의한 대로 했다면 좋았겠지만 아쉽다. 우리도 실전 경기가 필요했지만 우리가 쓰는 공이 아니면 무리가 따르고 부상의 위험이 있다"며 어쩔 수 없이 경기를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쿠바가 갑자기 공을 갖고 트집을 잡은 이유는 뭘까. 애초부터 NC와 경기를 하기 싫었고, 명분을 찾기 힘드니 억지 주장을 펴서 상대가 취소하게끔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처럼 억지까지 써가면서 굳이 약속돼 있던 연습경기를 취소시킨 저의가 궁금해진다.

현지에서 분석한 첫째 이유는 전력 노출에 대한 부담감이다. 쿠바는 지난 18일 대만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유료관중이 입장한채 경기를 했으니 각국의 전력분석원이 모두 이 경기를 지켜봤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TV중계는 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TV만큼 확실하게 전력분석에 도움이 되는 것은 없기에 대만이나 쿠바 모두 TV 중계를 꺼린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쿠바로서는 NC와의 경기가 TV중계되면 1라운드에서 붙게 될 브라질, 일본, 중국은 물론, 2라운드에서 만날 한국과 대만, 호주, 네덜란드에게도 전력을 고스란히 내보이는 꼴이 된다.


게다가 상대는 한국의 단일팀인 NC였다. 쿠바로선 한국과 2라운드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기에 사전 정보를 주기 싫어했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이 경기는 쿠바가 원한 것이 아니다. 쿠바의 대만 전훈을 후원해주는 CTBA(대만야구협회)에서 연결시킨 경기였다.

다음날(22일) 예정된 대만과의 연습경기를 대비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하게 된다. 쿠바는 지난 18일 대만과의 연습경기서 5대6으로 패했다. 19일과 20일엔 호주와 연습경기가 예정돼 있었는데 19일엔 5대3으로 이겼으나 20일엔 돌연 경기를 취소시켰다. 이어 NC와의 경기까지 취소됐으니 이틀 연속 경기를 하지 않은 것. 18일 졌던 대만과의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여기에 쿠바 팀 내부의 문제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쿠바대표팀은 쿠바야구연맹 관계자 없이 대만에서 연습경기를 치르고 있다. 어떤 내부 문제가 생겼거나 경기 일정에 불만이 생겨 취소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사고 있다. NC의 한 관계자는 "쿠바연맹 인사들이 내일(22일)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일 대만과의 경기는 예정대로 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설득력 없는 사용구 결정 문제였다. 하지만 그 밑에 숨은 쿠바의 진심이 궁금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에서 한국에 2대3으로 석패해 은메달에 그쳤던 쿠바라서 더더욱 그 속내가 의심스럽다.
도류(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NC 선수들이 21일 쿠바와의 연습경기가 황당한 이유로 취소된 뒤 훈련을 하고 있다. 도류(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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