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WBC에서 감독을 맡아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던 4강의 기적을 만들어낸 김인식 기술위원장은 최근엔 가끔 강연을 나간다. 강연을 하다보면 빠지지 않는 소재가 바로 WBC다.
이진영의 다이빙캐치는 김 위원장의 실수가 만들어낸 명장면. 당시 일본 타자가 니시오카 쓰요시였는데 그의 타구는 대부분 왼쪽으로 날아갔다. 전력분석에도 왼쪽으로 돼 있었다. 김 위원장은 이진영의 수비 위치를 중견수쪽으로 많이 이동시켰다. 그런데 니시오카가 친 타구가 우측으로 날아갔다. 이진영이 보통 때의 수비위치에 있었다면 5∼6발 정도만 뛰면 잡을 수 있는 평범한 타구. 그러나 중견수쪽으로 치우쳤던 이진영은 젖먹던 힘까지 짜내 전력질주를 했고 그림같이 공을 잡아냈다. "공을 잡는 순간 난 눈을 질끔 감았어"라고 농담을 한 김 위원장은 "들어올 때 이진영이 나를 쳐다보더라구"라며 웃었다.
그런데 이를 본 이가 있었으니 바로 박찬호였다. 당시 세이브를 기록했던 박찬호는 김 위원장이 이승엽에게 수훈선수 금일봉을 주는 것으로 착각했는지 "감독님 제가 세이브를 했는데 저는 왜 안주세요"라고 물었다고. 김 위원장은 "박찬호에겐 안줬다. 승엽이와는 약속을 했고, 찬호랑은 약속을 안했잖아"라며 "내가 그때 연봉이 2억원이었고, 승엽이와 박찬호는 그것의 10배, 20배를 벌 때였다. 나보다 훨씬 많이 버는 애들도 그런 용돈을 무지 좋아한다"며 껄껄 웃었다.
당시의 쾌감을 추억하게 하는 승리의 뒷이야기다.
타이중(대만)=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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