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불펜의 새로운 마당쇠 정현욱. 1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시범경기에 앞서 잠시 짬을 내 취재진 앞에 섰다. 지난 9일 친정 삼성과의 시범경기 부진이 화제가 됐다. 4-2로 앞선 가운데 마무리로 등판했지만 선두 최형우에게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어진 2사 1루에서 신명철에게 동점타를 허용했다. LG 이적 후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1이닝 3안타 2실점 블론세이브. 사람인데 기분이 썩 좋을리 없다. 언론에서는 FA 이적 선수 간 명암 비교 기사도 쏟아졌다. 하지만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 투수는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구위를 점검하는 단 1번의 시범경기일 뿐이다. 실제 정현욱은 오직 패스트볼로만 승부했다. 아직 감각이 썩 좋지 않은 변화구를 던지지 않았다. 삼성 타자들이 이를 간파하고 대처한 것 뿐이다. 정현욱은 올시즌 오히려 페이스가 빠르다고 했다. 훈련도 평소보다 많이 했다.
"전 보통 5월쯤 돼야 정상 페이스가 됐었거든요. 올해는 몸이 비교적 빨리 올라온 것 같아요. 지금 이 맘 때 149㎞가 나온 건 군 제대 직후 빼곤 처음인 것 같은데요? 캠프 내내 훈련을 정말 많이 시키시더라구요."
친청팀과의 맞대결을 즐겁게 추억했다. 절친한 후배 최형우에게 홈런을 허용한 것은 조금 억울한듯 했다.
"한번 붙어보자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형우가 제 표정을 읽었어요. 세게 던지려는 표정을 보고 '아 또 직구구나'했대요."
다음 맞대결에서는 어떤 결과를 원할까. 삼진? 아니다. "다음에요? 그냥 한방 먹일라구요. 하하"
유쾌한 농담 속에 듬뿍 묻어나는 후배 사랑. 흔들림 없는 마당쇠의 여유가 LG 불펜에 든든한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