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천취소+휴식일이 만들어낸 김광현과 윤희상의 불펜 대기

최종수정 2013-05-31 06:47

한국시리즈 7차전을 보는 듯한 투수 기용이 정규시즌에서 나왔다.

SK가 30일 인천 삼성전서 레이예스와 김광현이 등판했다. 윤희상도 불펜대기를 해 3명의 선발 투수가 나오는 진풍경을 볼 뻔했다. 가끔 선발 투수에 이어 5선발이 나오거나 하는 '1+1' 기용은 가끔 볼 수 있는 장면인데 에이스급 투수 2명을 보는 것은 보기 드문 장면이었다. 비와 휴식기 때문에 일주일에 1경기만 치르게 되면서 보게된 진풍경.

당초 SK는 28일 윤희상, 29일 김광현, 30일 레이예스를 차례로 선발 등판시킬 계획이었다. 허나 28일과 29일 연이틀 우천으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선발 투수가 넘쳐나게 됐다. 30일 경기 후엔 나흘간 휴식기에 들어가기 때문. 이만수 감독은 이닝 이터로서 좋은 투구를 한 레이예스를 30일 선발로 정했다. 그리고 경기전 "레이예스 뒤에 김광현과 윤희상을 바로 붙여서 낼 것" 이라고 공표했다. 일주일에 1경기만 하는 만큼 총력전을 펼치겠다는 뜻을 보였다.

좋은 선발 투수가 불펜 투수로 나온다면 불펜진이 더 강해질 듯하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은 경우도 더러 발생한다. 선발 투수와 중간 계투는 던지는 상황 등이 다르기 때문에 선발 투수가 갑자기 불펜 투수로 나와 제대로 던지기 쉽지 않다. 김광현과 윤희상은 모두 중간에 던지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김광현이 마지막으로 중간계투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지난 2011년 9월 22일 부산 롯데전(1이닝 3안타 2실점)이었고, 윤희상도 2011년 9월 28일 인천 넥센전이 마지막이었다. 즉 1년 반 넘게 선발로만 던져 중간 계투는 낯설다.

몸을 푸는 시간부터가 다르다. 선발투수는 경기전 확실하게 몸을 풀고 나온다. 어깨를 풀 시간이 충분하다. 그래서 선발투수 중엔 어깨를 푸는데 공을 많이 던지기도 한다. 불펜 투수들은 자주 등판하기 때문에 불펜에서 투구수가 많으면 안된다. 짧게는 5개에서 많아야 15개 이내로 풀어야 무리가 없다. 몸이 풀리는데 시간이 많이 필요한 선발투수에게 급하다고 빨리 몸을 풀게 하고 내보내면 좋은 피칭을 기대하기가 힘들다. 김광현은 15∼20개 정도면 몸이 풀리고, 윤희상은 40개 정도를 던져야 몸이 풀린다고.

또 선발투수는 이닝의 시작과 함께 등판해서 주자가 없는 상황부터 시작하지만 불펜 투수들은 위기의 순간에 오르는 경우가 많다. 초구부터 최대한 집중을 해서 던져야 하는 것. 주자가 없는 상태에서 등판하는 것이 익숙해진 선발투수는 갑작스럽게 위기의 상황에 올라서 초구부터 전력 피칭을 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따라서 계획대로 몸을 풀어 주자가 없는 상태에서 등판하는 것이 선발투수에겐 가장 좋은 상황. SK 조웅천 불펜코치는 "아무래도 주자가 있을 땐 불펜 투수들이 나와 막아주고 이닝을 시작할 때나 주자가 없을 때 선발이 나가 던져주는게 좋은 시나리오"라고 했다.

그러나 아무리 준비를 해도 선발투수가 잘던져주면 다른 선발이 중간계투로 나올 이유가 없게 된다. 그러나 이날 SK의 선발이었던 레이예스는 이 감독의 기대와는 반대로 최악의 피칭을 했다. 1회초 선두 배영섭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이승엽에게 잘맞힌 좌전안타를 맞더니 최형우에게 우월 스리런포를 맞았다. 2회초에도 1사후 9번 김상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자 이 감독은 곧바로 마운드에 올라가 레이예스를 강판시켰다. 그리고 채병용이 공을 넘겨받았다. 레이예스가 불안한 피칭을 계속하자 김광현과 채병용을 함께 준비시킨 뒤 채병용을 먼저 올린 것. 채병용이 올라와 배영섭을 잡은 뒤 조동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허용하자 이번엔 준비를 마친 김광현을 세웠다.

하지만 아쉽게도 윤희상은 볼 수 없었다. 5회까지 1-5로 뒤진채 경기가 진행되다보니 굳이 선발투수를 올릴 이유가 없어진 것. 6회초 수비부터 이재영 진해수 전유수 박희수가 차례로 1이닝씩을 책임지며 삼성 타선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SK와 삼성의 주중 3연전 마지막날 경기가 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삼성 최형우에게 3점홈런을 허용하며 4실점을 한 SK 레이예스가 2회초 채병용으로 교체됐다. 레이예스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채병용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후 마운드를 내려갔고 이어서 선발요원인 김광현이 등판했다. SK는 오늘 경기가 끝나면 4일을 쉬게 된다.
인천=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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