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랜스포머스' 문선재 포수-봉중근 타자 변신 사연은?

기사입력 2013-06-02 21:16


삼성과 LG의 2013 프로야구 주중 3연전 두번째날 경기가 22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무사 1루 LG 문선재가 좌측담장을 넘어가는 2점홈런을 날렸다. 선행주자 이병규와 기쁨을 나누는 문선재의 모습.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5.22/

2일 광주구장에서의 LG는 '트윈스'가 아니라 '트랜스포머스'였다. 선발 1루수는 경기 막판 포수마스크를 썼고, 투수는 방망이를 치켜들고 타석에 나섰다.

대부분의 선수가 데뷔 후 은퇴할 때까지 단 한 번도 해보지 못할 만한 일이다. 이런 특이한 일을 경험한 선수는 바로 LG 내야수 문선재(23)와 마무리투수 봉중근(33)이다. 문선재가 포수 마스크를 쓴 것이나 봉중근이 타석에 나선 것은 각자 데뷔 후 처음있는 일이다.

문선재는 2010년 데뷔 후 처음있는 일이고, 봉중근은 메이저리그 애틀랜타 소속이던 2002년 9월 30일에 뉴욕 셰이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전에 대타로 등장한 적은 있으나 한국 무대에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렇듯 특이한 장면이 나온 것은 LG가 끈질긴 추격끝에 경기 막판 앞서가던 KIA를 따라잡았기 때문이다. 이날 KIA선발 양현종의 호투에 막혀 7회까지 1점도 뽑지 못한 채 0-4로 끌려가던 LG는 9회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KIA 마무리투수 앤서니를 상대로 한꺼번에 4점을 뽑아내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만들어버렸다.

상대를 추격하기 위해 분주히 대타와 대수비를 써버린 상황에서 덜컥 동점이 되자 9회말 정규이닝 마지막 수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이날 원래 문선재는 1루수로 7번 타순에 선발 출전했고, 윤요섭이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했었다. 그런데 윤요섭은 7회초 공격 때 대타 김용의로 교체됐다. 이어 7회말부터는 최경철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그러다 운명의 9회초 공격이 시작됐다. LG는 선두타자로 나선 5번 이병규부터 7번 문선재까지 세 타자가 연속안타를 치면서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다. 상황에 따라 동점은 물론, 역전까지 가능한 시나리오가 만들어진 것이다. 원래 타석에는 8번 포수 최경철이 나와야 하는데, 이 시점이 승부처라고 여긴 LG 벤치는 대타로 이진영을 기용했다.

이렇게 되면서 LG 선수 엔트리에 있는 포수 2명이 모두 소진되고 말았다. 만약 9회초에 역전을 하더라도 LG는 9회말 수비를 해야한다. LG는 포수가 모두 소진된 극한의 상황을 감수하고서라도 승부를 걸었다. 결국 9회초에 4점을 내며 일단 동점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그리고 시작된 9회말 수비. LG 벤치는 문선재를 택했다. 그런데 사실 문선재는 초등학교 시절 외에는 포수 경험이 없는 선수다. 부랴부랴 배터리 코치가 임시 사인을 알려주고, 벤치에서 모든 사인을 문선재에게 전달하는 식으로 경기가 진행됐다. 다행히 문선재는 투수의 공을 잘 받아내며 10회말까지 2이닝을 버텨냈다. 뿐만 아니라 문선재는 10회초 2사 1루에서 결승 2루타를 치며 팀에 승기를 안겼다.


봉중근의 타격 장면도 역시 이같은 경기 막판의 혼전속에 나오게 됐다. 9회말 수비 때 마무리 투수 봉중근을 기용하면서 8번 타순에 집어넣은 것이다. 마무리 투수가 경기 막판 혼전상황에 투입될 때 간혹 지명타자 자리에 투입되기도 하는데, 보통 타격까지는 하지 않는다. 그러나 10회초 공격 때 타순이 돌아오며 봉중근도 타석에 나왔다. 봉중근은 10회말 투구 때문에 타석에서 가장 바깥쪽에 물러나 공 4개를 서서 바라본 채 삼진을 당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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