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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물러서면 그땐 정말로 위기에 빠질 수도 있다. 시즌 처음으로 6위까지 밀려난 프로야구 KIA 이야기다.
올 시즌 윤석민의 활약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시즌 개막전에 생긴 어깨 통증 여파로 5월이 돼서야 1군에 합류한 윤석민은 이후 1군 경기에 3번 선발로 나왔지만, 한 번도 선발 승을 챙기지 못했다. 올해 거둔 1승은 1군 복귀전이었던 지난 5월 4일 목동 넥센전에서 중간계투로 나와 운좋게 거둔 것이다.
윤석민은 이제 프로 9년차다. 산전수전을 다 겪어왔다. 2007년에는 시즌 최다패(18패)의 시련도 경험했다. 온실에서 곱게 자란 화초라기 보다는 풍파를 겪으며 단단한 뿌리를 내린 잡초같은 경력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석민에게서 올해 '굳건함'을 찾아보기는 어려웠다.
부상 후유증과 스프링캠프 훈련 부족이라는 변명은 앞선 선발 3경기의 실패에서 다 사용했다. 냉정히 말해서 이제 윤석민에게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구위가 받침이 안된다면 노련미와 경기 운영능력으로라도 이겨내야 한다. 너무 비정하고, 냉정한 이야기 같지만 그게 바로 팀을 이끄는 '에이스의 숙명'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윤석민은 가장 최근 등판에서 구위가 되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일 광주 LG전에서는 비록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으나 6⅓이닝 동안 2실점하며 시즌 처음으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하기도 했다. KIA 선동열 감독 역시 "윤석민이 점점 좋아지고 있다"며 희망적인 기대를 나타냈다.
2011년의 윤석민은 그야말로 '한국 최고의 투수'였다. 당시 투수 4관왕을 달성할 때의 윤석민의 모습은 당장 해외무대에서도 통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후 2년간 윤석민은 점점 '평범한 투수'로 뒷걸음친 듯 하다. 팀도 마찬가지이지만, 선수에게도 하향곡선을 그릴 때가 있다. 하지만 이제 27세의 윤석민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시나리오다. 나이나 경력으로 보면 투수로서 실력이 정점에 오를 시기이기 때문이다.
결국 윤석민은 7일 넥센전에서 보여줘야 할 것이 많게 됐다. 그간 퇴색된 자신의 명예와 더불어 위기에 빠진 팀을 구해야 하는 것이다. 이 미션들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윤석민은 다시 '에이스'의 명예를 화려하게 되찾을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도 실패한다면 냉정히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기로에 선 윤석민이 과연 '에이스'의 자격을 입증할 지 주목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