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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 세든이 한화를 상대로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인천=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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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이 빠른 투수와 제구력이 좋은 투수중 한 명을 고르라면 대부분의 감독들은 후자를 택한다.
신인급이라면 장래성을 감안해 강속구 투수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실전에서는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훨씬 활용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9일 인천에서 열린 SK와 한화의 경기는 특급 용병 투수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SK는 왼손 크리스 세든, 한화는 오른손 대니 바티스타를 선발로 내세웠다. 세든은 전날까지 평균자책점 1.70으로 이 부문 선두를 달렸다. 바티스타는 전체 투수중 가장 많은 83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올해 한국 무대를 처음 밟은 세든은 공은 그다지 빠르지 않지만, 안정된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로 지금까지는 외국인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바티스타는 팀타선과 불펜의 도움을 받지 못해 그렇지 구위와 이닝 소화능력만 놓고 본다면 다승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실력을 뽐내왔다. 정교한 컨트롤의 세든과 강속구 투수 바티스타간의 맞대결 승자는 누구였을까.
세든의 완승이었다. 세든은 7이닝 동안 4개의 안타를 허용하고 무실점으로 막아내는 발군의 피칭을 선보였다. 반면 바티스타는 6이닝을 던지는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9개의 안타를 내주며 4실점했다. 최고 151㎞에 이르는 직구와 주무기인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던지며 삼진을 8개나 빼앗았지만, 결정적인 위기에서 제구력 난조로 안타를 맞는 바람에 실점이 많았다.
시작부터 세든이 기세를 올렸다. 1회초 1,2번 이대수와 오선진을 140㎞대 초반의 빠른 직구로 스트라이크를 던져 연속 삼진을 잡아낸 세든은 김태완을 이날 유일한 볼넷으로 내보낸 뒤 김태균을 129㎞짜리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2회에도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막은 세든은 3회 1사후 박노민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았으나, 이대수와 오선진을 모두 플라이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쳤다.
4회부터는 변화구의 비율을 높여 맞혀잡는 피칭으로 패턴을 바꿨다. 4회 1사후 안타 2개를 맞고도 최진행과 이학준을 각각 낮은 변화구를 던져 땅볼로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친 세든은 5회 선두 고동진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으나 박노민을 1루수 직선아웃으로 유도한 뒤 스타트를 끊은 1루주자까지 잡아내며 순식간에 위기를 벗어났다. 6,7회는 연속으로 삼자범퇴시키며 상대의 추격의지를 꺾어놓았다.
바티스타는 시작부터 불안했다. 1회부터 볼넷과 폭투가 이어졌다. 1사후 김성현을 볼넷으로 내보낸 바티스타는 최 정에게 좌전안타를 맞고 1,2루에 몰렸다. 이어 이재원 타석때 폭투를 범해 2,3루가 된 상황에서 이재원에게 중전적시타를 허용하며 먼저 2점을 내줬다. 3회에는 2사후 최 정과 맞서 볼카운트 2B2S에서 131㎞짜리 커브를 한복판 높은 코스로 찔러넣다 좌월 솔로홈런을 얻어맞았다. 5회에는 1사 2루서 김성현에게 우월 2루타를 맞고 4실점째를 기록했다. 2S의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가운데 직구 실투를 던져 장타를 맞았다. 여전히 빠른 볼과 낙차 큰 커브의 볼배합이 헛스윙을 유도하는 등 위력을 발휘했지만, 위기에서의 성급한 승부가 경기를 그르치게 한 요인이 됐다.
세든은 무실점 호투로 평균자책점을 1.56으로 낮추며 선두를 질주했다. 바티스타는 탈삼진수를 91개로 늘리며 부동의 1위를 지켰지만, 승수 추가에는 실패했다.
인천=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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