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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프로야구 롯데와 LG가 경기를 펼쳤다. LG 선수들 전원이 故이장희를 추모하는 의미로 검은 리본을 부착한 채 경기에 임했다. (왼쪽부터) 손주인, 정성훈, 이병규. 부산=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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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덕아웃은 침통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2군에 머물고 있었지만 함께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있었던 동료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한 선수들은 좀처럼 말문을 열지 않았다.
LG 내야수 이장희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16일 부산 사직구장. 보통 이런 경우 선수단 전체가 조문을 가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조문을 갈 수 없었다. 사망 소식을 들었을 때는 이미 부산에 내려온 시점이었고, 발인일인 17일에도 부산에서 경기가 이어지기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프로선수로서 경기를 포기할 수는 없다. 선수들은 훈련 전 미팅 때 묵념을 하며 애도의 뜻을 나타냈다. 그리고 차분하게, 묵묵히 훈련에 임했다.
경기 전, 선수단 전원은 왼쪽 어깨에 검은 리본을 달고 달았다. 경기 중에 과도한 세리머니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경기에서 손주인 박용택의 홈런포가 터졌지만 덕아웃에서 조용히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평소, 경기 전 인터뷰를 마다하지 않는 김기태 감독도 이날 만큼은 정중하게 양해를 구하고 나서지 않았다. "애도의 뜻을 표한다"라는 짧은 말을 남겼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장희의 경우 김기태 감독이 눈여겨봐오던 제자였다. 지난 5월 25일부터 3일간 열렸던 한화와의 3연전에 이장희를 1군엔트리에 등록시키기도 했다. 그라운드에 나서지는 못했지만 그 3일 간의 1군 경험으로 다가올 야구 인생에 희망을 갖게끔 배려한 조치였다.
비보에 안타까운건 상대 선수도 마찬가지. 롯데 신본기는 "우리 동기들에게 왜 계속 안좋은 일이 일어나는지 모르겠다"고 힘없이 말했다. 이장희 외에도 지난해 초 두산 신인 이규환이 신인 교육을 받던 중 실족사로 사망한 바 있다. 두 사람 모두 지난해 프로무대에 발을 디딘 대졸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편, 발인에 참석하지 못하는 1군 선수단을 대신해 2군 선수단이 7일 이장희의 마지막 가는길을 지켜주기로 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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