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최 정 홈런경쟁, 전문가들 "박병호 우세"

기사입력 2013-07-22 17:22


SK 와이번스와 넥센 히어로즈의 2013프로야구 경기가 16일 인천 문학야구장에서 열렸다. 넥센 8회초 무사에서 박병호가 좌중월 솔로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인천=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7.16/

메이저리그의 누군가가 그랬다. 홈런타자는 캐딜락을 몰고, 안타를 잘 때리는 선수는 포드를 운전한다고. 끌려가던 승부를 단숨에 뒤집어 놓는 홈런, 지지부진한 승부에 공습경보사이렌처럼 긴장감을 불어 넣는 홈런, 팽팽한 승부에 쐐기를 받는 홈런. 짜릿한 희열을 넘어 온 몸에 소름을 돋게 만드는 게 '야구의 꽃' 홈런이다.

어느 해보다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는 순위싸움. 페넌트레이스 순위경쟁 못지 않게 눈길을 잡아 끄는 게 홈런 레이스다.

21일 현재 홈런 1위는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19). SK 와이번스 최 정(18개)이 바짝 뒤를 쫓고 있고, 삼성 라이온즈 최형우와 넥센 이성열(이상 16개)이 따라가고 있다. 후반기 남은 경기는 박병호와 최 정 이성열이 54경기, 최형우가 53경기. 전반기 게임당 평균 홈런 수를 남은 경기에 대입해보면, 박병호가 33개, 최 정이 31개, 최형우와 이성열이 27~28개가 가능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들 네 명 모두 검증이 된 홈런타자다. 풀 타임 첫 시즌 이었던 지난해 박병호는 31개를 기록하며 홈런왕에 올랐고, 최형우는 2011년(30개) 홈런왕이다. 또 최 정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20홈런 이상을 터트렸다. 이성열은 2010년 24개를 친 경험이 있다. 박병호가 올해 홈런 1위를 차지하면 이만수(1983~1984년), 김성한(1988~1989년), 장종훈(1990~1992년), 이승엽(2001~2003년)에 이어 다섯 번째로 연속 홈런왕이 된다.

전문가들은 약속이나 한 듯 '박빙'과 '변수'를 입에 올리면서도, 박병호의 우세를 점쳤다. '홈런 빅4' 박병호와 최 정 최형우 이성열의 소속팀을 제외한 나머지 6개 구단 타격코치와 홈런왕 출신 박재홍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 안경현 SBS ESPN 해설위원에게 물어봤더니, 8명 모두 박병호의 우세를 예상했다.

박병호의 강점은 한국 프로야구 최고 수준으로 평가 받는 파워와 간결하면서도 위력적인 스윙, 탁월한 밀어치기 능력.


삼성 라이온즈와 SK 와이번즈의 2013프로야구 경기가 10일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열렸다. SK 8회초 2사 1,3루에서 최정이 좌월 3점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7.10/
LG 김무관 타격코치는 "꾸준히 홈런을 때릴 수 있는 체력조건을 갖췄다"고 했고, KIA 김용달 타격코치는 "홈런왕 타이틀을 따내려면 한두 차례 고비를 이겨내야 하는데, 지난해 이미 이런 경험을 해봤다"고 했다. 1루수와 지명타자로 출전하고 있는 박병호가 아무래도 3루수인 최 정, 외야수인 최형우에 비해 체력적인 부담이 적다고 봐야한다.

NC 김광림 타격코치는 "일단 홈런이 많이 나오는 곳을 홈구장으로 쓰는 이점이 있다. 그리고 박병호는 아웃코스로 들어오는 공을 홈런으로 만들어낼 줄 안다. 보다 많은 홈런을 때려낼 수 있다"고 했고, 박재홍 위원은 "박병호와 최 정, 두 선수 중에서 홈런왕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홈런왕을 해본 게 박병호의 큰 자산이다"고 했다. 박병호가 기록한 19개의 홈런 중 7개가 우월홈런, 3개가 우중월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입단 8년 만인 지난해 뒤늦게 잠재력을 활짝 꽃피웠지만, 오래 전부터 홈런스윙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지난해 홈런타자로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알린데 이어 올해는 지난 시즌보다 테크닉이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가다. 박병호는 풀 타임 2년 차를 맞아 상대투수들의 집중견제가 이어지면서 전반기 한때 흔들렸다. 박병호 또한 예상했던 상황이었는데, 잠시 흔들리다가 페이스를 되찾았다.

안경현 위원은 "시즌 초반에 바깥쪽 공을 쫓아가면서 타격 폼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제 충분히 노하우를 체득한 것 같다. 배트를 몸에 최대한 붙이고 때리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공을 볼 수 있고, 힘을 실을 수 있다"고 했다. 이성열과 강정호 같은 홈런타자가 타선에 포진해 상대투수에게 압박감을 주는 것도 박병호에게 유리할 수 있다.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2013프로야구 경기가 9일 대구 시민운동장에서 열렸다. 삼성 2회말 선두타자 최형우가 우월 솔로포를 치고 타구를 바라보고 있다. 대구=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3.06.09/
전문가들은 뛰어난 타격 테크닉을 최 정의 장점으로 꼽는다. 무엇보다 최근 3년 간 20홈런을 터트리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는 홈런생산능력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최 정은 2010년과 2011년 각각 20개의 홈런을 터트린데 이어, 지난해 한 시즌 개인 최다인 26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기복이 없이 꾸준히 홈런을 만들어내면서 홈런생산 노하우를 쌓아왔다.

움직임이 많은 3루수라는 점이 체력적인 면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전문가에 따라 다소 엇갈린다. 허문회 넥센 타격코치는 "유격수나 2루수면 몰라도, 박병호의 경우 1루수지만 움직임이 많아 3루수인 최 정과 피로도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후반기 순위싸움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삼성과 넥센이 시즌 막판까지 1위, 혹은 4강 싸움을 하고, SK가 밀릴 경우, 최 정이 유리할 수 있다. 아무래도 팀 성적에서 자유로울 때 개인 타이틀에 더 신경을 쓸 수 있다.

두산 송재박 타격코치는 박병호의 근소한 우세를 점치면서도 "최 정과 최형우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김용달 코치는 "최형우가 홈런왕에 오른 경험이 있으나 현재 페이스가 안 좋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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