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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의 누군가가 그랬다. 홈런타자는 캐딜락을 몰고, 안타를 잘 때리는 선수는 포드를 운전한다고. 끌려가던 승부를 단숨에 뒤집어 놓는 홈런, 지지부진한 승부에 공습경보사이렌처럼 긴장감을 불어 넣는 홈런, 팽팽한 승부에 쐐기를 받는 홈런. 짜릿한 희열을 넘어 온 몸에 소름을 돋게 만드는 게 '야구의 꽃' 홈런이다.
물론, 이들 네 명 모두 검증이 된 홈런타자다. 풀 타임 첫 시즌 이었던 지난해 박병호는 31개를 기록하며 홈런왕에 올랐고, 최형우는 2011년(30개) 홈런왕이다. 또 최 정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으로 20홈런 이상을 터트렸다. 이성열은 2010년 24개를 친 경험이 있다. 박병호가 올해 홈런 1위를 차지하면 이만수(1983~1984년), 김성한(1988~1989년), 장종훈(1990~1992년), 이승엽(2001~2003년)에 이어 다섯 번째로 연속 홈런왕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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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김광림 타격코치는 "일단 홈런이 많이 나오는 곳을 홈구장으로 쓰는 이점이 있다. 그리고 박병호는 아웃코스로 들어오는 공을 홈런으로 만들어낼 줄 안다. 보다 많은 홈런을 때려낼 수 있다"고 했고, 박재홍 위원은 "박병호와 최 정, 두 선수 중에서 홈런왕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데, 홈런왕을 해본 게 박병호의 큰 자산이다"고 했다. 박병호가 기록한 19개의 홈런 중 7개가 우월홈런, 3개가 우중월 홈런이었다.
박병호는 입단 8년 만인 지난해 뒤늦게 잠재력을 활짝 꽃피웠지만, 오래 전부터 홈런스윙을 갖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지난해 홈런타자로서 확실하게 존재감을 알린데 이어 올해는 지난 시즌보다 테크닉이 한 단계 발전했다는 평가다. 박병호는 풀 타임 2년 차를 맞아 상대투수들의 집중견제가 이어지면서 전반기 한때 흔들렸다. 박병호 또한 예상했던 상황이었는데, 잠시 흔들리다가 페이스를 되찾았다.
안경현 위원은 "시즌 초반에 바깥쪽 공을 쫓아가면서 타격 폼이 흔들리기도 했지만, 이제 충분히 노하우를 체득한 것 같다. 배트를 몸에 최대한 붙이고 때리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공을 볼 수 있고, 힘을 실을 수 있다"고 했다. 이성열과 강정호 같은 홈런타자가 타선에 포진해 상대투수에게 압박감을 주는 것도 박병호에게 유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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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직임이 많은 3루수라는 점이 체력적인 면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도 전문가에 따라 다소 엇갈린다. 허문회 넥센 타격코치는 "유격수나 2루수면 몰라도, 박병호의 경우 1루수지만 움직임이 많아 3루수인 최 정과 피로도에서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후반기 순위싸움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삼성과 넥센이 시즌 막판까지 1위, 혹은 4강 싸움을 하고, SK가 밀릴 경우, 최 정이 유리할 수 있다. 아무래도 팀 성적에서 자유로울 때 개인 타이틀에 더 신경을 쓸 수 있다.
두산 송재박 타격코치는 박병호의 근소한 우세를 점치면서도 "최 정과 최형우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고 했다. 김용달 코치는 "최형우가 홈런왕에 오른 경험이 있으나 현재 페이스가 안 좋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