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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를 따질 수 없는 플레이였다. 정수빈의 발야구는 결정적인 순간 빛을 발했다.
24일은 두산이 1회 4득점, 넥센이 곧바로 3득점을 올리며 쫓아갔다. 이 과정에서 넥센은 짜릿한 두 차례의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당연히사기는 하늘을 찔렀다. 지난해 후반기 시작부터 무너진 경험에서 나온 '학습효과'가 넥센의 2연승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두산이 불안한 경기였다. 오랜 재활 끝에 돌아온 이재우는 올해 선발 경험이 한 차례도 없었다. 김병현이 올해 전반기(5승3패, 평균자책점 4.35) 그렇게 강렬한 모습을 보이진 않았지만, 선발의 무게추는 김병현에게 기우는 게임이었다.
1회 두산은 2득점을 올렸다. 기분좋은 출발이었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그 불안은 현실이 됐다. 1회말 넥센은 2사 후 이택근의 중전안타와 박병호의 볼넷으로 찬스를 잡았다. 이재우는 타자를 유도하기 위해 초구 124㎞의 포크볼을 던졌다. 그런데 한 가운데 실투였다. 강정호는 그대로 좌측 펜스를 넘겨버렸다. 스리런 홈런, 넥센의 3-2 역전리드.
두산 선발의 불안함과 좋지 않은 분위기가 이어지는 패턴이 다시 나타나는 듯 했다. 게다가 넥센 김병현은 2회를 안정적인 투구로 무사히 넘겼다.
3회초 정수빈이 선두타자로 나섰다. 0B 2S의 불리한 볼카운트에서 우중간 안타를 쳤다. 단타성 타구였지만, 정수빈은 그대로 2루까지 전력질주했다. 노련한 넥센 중견수 이택근은 전력으로 포구한 뒤 2루로 뿌렸지만, 간발의 차로 살았다.
그리고 김현수가 짧은 우전안타를 쳤다. 정수빈은 홈으로 전력질주, 역시 아슬아슬하게 홈 플레이트를 밟았다. 심리적으로 두산은 경기의 균형을 맞출 동점상황이 절실했다. 2연전의 패턴을 봤을 때, 리드를 당한 채로 5회 이상을 넘어가면 불안한 중간계투진과 좋지 않은 분위기가 또다시 두산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수빈의 두 차례 결정적인 장면에서 나온 '발야구'로 두산은 예상보다 빨리 동점을 만들었다.
심리적 안정감을 되찾은 두산 타선은 다시 살아났다. 반면 허망하게 동점을 내준 김병현은 마운드에서 많이 흔들렸다. 이 상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3회 두산의 대폭발이 일어났다. 오재원 이원석의 연속안타로 2점을 추가했다. 결국 두산 벤치에서는 1회 허무하게 삼진을 당한 포수 박세혁 대신 왼손 대타 최주환을 내세우며 일찍 승부를 걸었다. 최주환 역시 김병현에게 우선상 2루타를 터뜨리며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패했다면 두산으로서는 너무나 곤란한 상황. 선발 로테이션이 완전히 흐트러진 상황에서 맞대결할 상대는 잠실 라이벌 LG.
안규영과 데릭 핸킨스가 투입될 수밖에 없는 LG와의 초반 2연전까지 연패를 끊을 수 있는 가능성이 높지 않았다.
하지만 결국 두산은 이날 넥센과의 마지막 경기 3회에만 7득점, 목동 3연전 스윕패의 모면했다. 단순한 1승이 아니었다. 후반기 시작부터 형성되던 악순환의 고리를 끊었다. 그 출발점은 정수빈이었다. 목동=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