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KIA의 주말 3연전 첫번째날 경기가 28일 대구 시민구장에서 열렸다. 6회말 수비를 무실점으로 마친 KIA 양현종이 미소를 짓고 있다. 대구=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13.06.28/
"무엇보다 선발이 힘을 내줘야 한다."
허약한 불펜, 적시에 터져주지 못하는 타선, 갈수록 부실해지는 수비. 현재 KIA의 현주소라고 볼 수 있다. 후반기 들어 더 불안정한 전력을 드러내면서 4강 복귀에 대한 희망이 점점 옅어지고 있는 듯 하다. 3일 기준으로 KIA는 4위 두산에 무려 5경기나 뒤쳐졌다. 5위 롯데와도 2.5경기 차이나 난다. 시즌 후반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 차이라고 볼 수 있다.
여러가지 문제점이 부각되면서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는 상황. 이 모든 상황이 벌어지게 된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 KIA 선동열 감독은 '선발의 약화'를 지적했다. 선발 투수들의 힘이 약화된 것에서부터 연쇄적으로 현재 나타나고 있는 문제점들이 불거지기 시작했다는 주장이다. 선 감독은 "선발이 5~6회를 안정적으로 버텨줘야 불펜도 편안하게 등판할 수 있고, 타자들도 신뢰감을 가질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선발이 계속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다보니 경기 후반 집중력이 전체적으로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KIA가 이번에 새로 영입하는 외국인 투수 듀웨인 빌로우.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실제로 시즌 초 '최강의 5선발라이업'이라고 불렸던 KIA 선발진의 힘은 많이 약해진 상황이다. 가장 확실한 사례로 최근 KIA 선발 투수가 거둔 승리가 드물다는 것을 찾을 수 있다. 지난 7월 24일 잠실 LG전에서 김진우가 선발승을 거둔 이후 열흘이 되도록 선발투수 승리가 없다. 선 감독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부분이다.
문제의 원인이 명확하다면 그에 대한 해결책도 비교적 쉽게 찾을 수 있다. KIA도 그런 면에서 다시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팀 전력 약화의 가장 큰 원인이었던 선발진을 다시 재정비해 경쟁력을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옆구리 부상을 거의 다 치료한 좌완 에이스 양현종과 새로 선택한 외국인 투수 듀웨인 빌로우의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바로 KIA의 '마지막 반격카드'다.
선 감독이 구상하는 계획은 이렇다. 8월 둘째주부터 빌로우와 양현종을 다시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키면서 기존의 윤석민-김진우-서재응 등과 새로운 5인 로테이션 체제를 완성하는 것이다. 이들이 경기 중반까지 안정감 있는 투구를 펼친다면 일단 초반 기선에서 상대팀에 밀리지 않게되고, 그렇게 되면 타선과 불펜 등도 새롭게 집중력을 회복할 수 있다는 '선순환 이론'이다.
그런데 이러한 선 감독의 구상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조건이 있다. 하나는 '양현종의 완전 부활'이다. 지난 6월 28일 대구 삼성전에서 옆구리를 다치기 전까지 양현종은 리그 전체를 통틀어 최고의 선발투수로 맹활약하고 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다승(9승)-평균자책점(2.15)에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부상 이후 한달 이상 공백기를 보내야 했다. 과연 당시의 위력적인 구위와 제구력이 유지됐는 지가 관건이다. 부상은 확실히 완치됐다. 그러나 시험 출격에서는 그렇게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양현종은 지난 2일 전남 함평구장에서 열린 일본 소프트뱅크 3군과의 퓨처스리그 교류전에 선발로 나와 4⅔이닝 5안타 4볼넷 4삼진으로 3실점을 기록했다. 총 90개의 공을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7㎞까지 나왔다. 투구수와 최고구속을 보면 부상 이전의 몸상태를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경기 감각의 측면에서는 다소 의문점이 남는다. 선 감독은 "3회까지 매우 잘 던지다가 4회에 흔들렸다더라"고 전했다.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진 결과다.
두 번째 조건은 바로 '빌로우의 호투'다. 새로 뽑은 좌완 투수 빌로우는 2일 입국해 메디컬테스트를 마쳤다. 보통 시즌 중 새 외국인 선수가 합류하면 선발 요원이더라도 한 두 차례 실전에 중간계투로 투입해 분위기 적응을 유도한다. 그러나 선 감독은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빌로우를 바로 실전에 선발로 쓸 계획이라고 했다. 선 감독은 "수, 목요일 쯤에 양현종과 빌로우를 선발로 쓸 생각이다. 빌로우는 미국에서도 계속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했기 때문에 굳이 불펜으로 내보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과연 양현종과 빌로우가 KIA의 마지막 반격에 불씨 역할을 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