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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지지 않을 것 같던 태양이 점차 빛을 잃어가는 듯 하다. KIA를 이끄는 'SUN', 선동열 감독이 지도자 변신 후 처음으로 2년 연속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할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2013시즌에도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다면 선 감독은 국내프로야구 현역 시절부터 지도자까지 통틀어 처음으로 소속팀이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는 치욕을 맛보게 된다.
6일 부산 롯데전에서 3대5로 패한 것이 더 상황을 어렵게 만들었다. 이날의 패배는 절망의 농도가 크게 짙어진 의미를 갖고 있다. 이 패배로 KIA는 5위 롯데에 3경기 차, 4위 넥센에는 5.5경기 차까지 밀려나고 말았다. 가을 잔치에 올라가려면 4위까지 제쳐야 하는데, 그렇게 보면 잔여경기가 많지 않다.
사실 2009년에도 시즌 후반 4강권에 들 수 있는 여력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 선 감독은 "현 전력으로 총력전을 펼치면 4위로 포스트시즌에는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상은 어렵고,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 있다"며 시즌 후반 일찌감치 포기를 선언하고 2010시즌 우승을 준비하겠다고 했었다. 이렇게 한 호흡을 쉰 선 감독은 자신의 말대로 2010시즌 한국시리즈에 올라 우승에 도전했지만,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에 패해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그래도 어찌됐든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실패는 없었다.
그러나 고향팀 KIA에 온 뒤로 선 감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부임 첫 해였던 2012시즌에는 최희섭과 이범호 김상현 등 주전 선수들의 연이은 부상이 악재로 작용한 끝에 결국 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선 감독은 내심 2013시즌 설욕을 다짐했다.
하지만 올 시즌에도 분위기는 좋지 못하다. 시즌 50경기가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4위에 6경기 뒤졌다는 것은 매우 절망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선 감독이 사상 첫 '2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치욕을 벗어나려면 향후 어떤 시나리오가 필요할까. 현장 지도자들은 4위 안정 승수를 대략 '70승'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물론 상대성이 있겠지만, 대략 이 기준을 적용해본다면 KIA는 남은 경기에서 31승을 추가해야 한다. 잔여 46경기에서 31승이라면 승률로는 6할7푼4리다. 현재 1위팀 삼성의 승률이 6할2푼대인데, 남은 경기에서 이를 한참 능가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매우 달성하기 힘든 목표다. 그래도 아직 선 감독과 KIA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최근 새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고, 윤석민을 마무리로 돌린 것은 이 마지막 희망을 살려보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과연 선 감독이 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끌 수 있을 지 주목된다.
부산=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