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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좌완 선발 신재웅(31)에게는 두가지 특징이 있다.
신재웅은 최근 대세인 힘보다 기술형 피처다. 정교한 제구력과 볼끝의 힘을 활용해 타자를 이긴다.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파이어볼러는 아니다. 패스트볼 시속은 140㎞ 초반이지만 회전력을 100% 활용하는 유형. 그만큼 밸런스가 중요하다. 신재웅은 타고난 투구 메커니즘의 소유자. 공을 쉽게 뿌린다. "쉽게 던진다고요? 저는 굉장히 힘들게 던지는건데…"라는 농담을 하지만 무리 없는 투구밸런스가 인상적이다. 2006년 초 인스트럭터로 초빙된 '투수조련의 대가' 레오 마조니 코치가 "내 손으로 키워보고 싶다"고 진지하게 말했던 투수가 바로 신재웅이다. 마조니 코치는 당시 "톰 글래빈의 젊은 시절 이후 지도하면서 처음으로 흥분을 느낀 투수"라며 완벽에 가까운 피칭 메커니즘을 극찬한 바 있다. 시즌 초 무릎 수술로 전반기부터 맹활약하기는 힘들었다. 활약 시점이 절묘하다. 주키치의 이탈로 좌완 선발이 꼭 필요했던 시점부터 펄펄 날고 있다. 2군에 머물며 밸런스 회복에 주력하고 있는 주키치에게 충분한 시간을 줄 수 있는 것도 신재웅 덕분이다.
두산을 상대로 펼치고 있는 호투도 주목할만 하다. 올시즌 두산전 4경기에 나와 3승무패에 평균자책 1.32. 포스트시즌 가상 상대팀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선발진에 두산전 킬러라 부를 수 있는 투수가 없는 상황이라 신재웅의 호투가 반갑다. 신재웅은 야구 인생사도 후반 반전형이다.
그에게 두산 시절은 아픔의 기억으로 남아있다. 2005년 LG에 입단했던 신재웅은 지난 2006년 시즌을 마친 뒤 박명환 보상선수로 두산으로 이적했다. 하지만 의욕과잉으로 스프링캠프에서 어깨를 다친 뒤 회복하지 못하고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 당시요? 많이 힘들었죠. 절망스러웠고…. 잊어버리고 다시 시작하려고 많이 애썼던 것 같아요." 담담하게 말하지만 당시 고통은 컸다. 바닥에서 느낀 차가운 절망이 그를 뜨겁게 단련시켰다. 절망의 순간, 스스로 노크해 다시 돌아온 LG. 삼십대에 비로서 '마조니의 안목'이 틀리지 않았음을 입증하고 있는 신재웅이 써내려갈 가을의 전설이 궁금해진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