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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리대로 풀어가는게 맞다."
그런데 왜 흥미롭냐고 할 수도 있다. 중요한 건 복병들이 숨어있다는 사실이다.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한 LG의 두 중심타자가 타격왕 타이틀을 향해 걸음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 주인공은 캡틴 이병규(9번)와 이진영이다. 이병규는 31일 기준으로 3할6푼4리, 이진영은 3할4푼9리의 타율을 기록 중이다. 일단 세 사람 모두 규정타석을 채운다는 전제하에 타이틀 향방은 오리무중이다. 세 사람의 타격 능력을 봤을 때 누가 1위를 차지하더라도 이상하지 않다.
애매한 상황이다. 이병규의 타격 실력을 감안했을 때 경기 도중 이병규를 대신해 대타를 투입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가정하면 산술적으로는 달성 가능한 수치다. 롯데전에서도 5타석을 소화했다. 이해하기 좋은 예가 있다. 이병규는 올시즌 주로 5번 타순으로 나서고 있다. 두산 홍성흔이 올시즌 풀타임으로 5번 타순을 소화했다. 홍성흔은 31일까지 104경기를 치르며 441타석을 소화했다. 경기당 4.24타석이다. 이병규도 부상 없이 경기를 치른다면 4.2타석 정도를 소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야구는 변수가 많다. 예를 들어, LG가 경기 중반 1점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가정해보자. 그 때 선두타자 이병규가 안타를 치고 나갔다. 그렇게 된다면 이병규의 허벅지 상태가 완전치 않기에 대주자를 투입해야 한다. 시즌 중 이런 경기가 실제로 몇 차례 있었다. 그렇게 된다면 한 타석이 소중한 상황에서 이병규 개인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일단, 이병규는 이에 대해 매우 의연한 자세다. 이병규는 "개인성적보다는 팀 성적이 무조건 우선이다. 팀이 이겨야 하는 상황에서 내가 빠져야 한다면 당연히 빠지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이병규는 불혹의 나이에 타격왕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 대해 "순리대로 풀어가는게 맞다. 규정타석 수에 신경쓰고 하면 내 플레이와 팀 플레이 모두를 망칠 수 있다. 일단 팀이 이기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열심히 하다보면 개인 성적은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이라며 "이미 타격왕 타이틀도 차지해봤다. 생애 처음이라면 모를까 이미 한 번 차지했던 타이틀이기에 크게 욕심을 갖고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이병규는 2005시즌 타격과 최다안타 타이틀을 동시에 석권한 바 있다. 이병규는 "내 머리속에는 온통 LG의 가을야구가 확정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 뿐"이라고 덧붙였다.
팀을 위해 수비도 자원했다. 햄스트링이 좋지 않아 지난 7월 3일 한화전 이후 지명타자로만 출전해온 이병규다. 그는 "물론 지명타자로 나서면 내 타격에는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나 때문에 다른 외야수들이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러면 팀 전체 전력의 손해가 된다. 다음주부터 외야 수비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이병규도 선수이고 주장이기 이전에 한 명의 사람이다. 욕심이 없는 인간은 없다. 차지할 수 있는 타이틀을 눈 앞에 두고 그걸 걷어찰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이병규는 "순위 경쟁이 모두 마무리되면 그 때는 타석수에 대해서도 조금은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야구 특성상, 상위 타순에 배치되면 아무래도 소화할 수 있는 타석수가 늘어나게 된다. 김기태 감독의 스타일상, 팀 성적과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라면 이병규에 대한 배려를 해줄 가능성이 높다.
과연, 이병규가 시즌 막판 타격 타이틀 경쟁에 핵폭풍으로 떠오를 수 있을까. 이제 24경기만 더 지켜보면 최종 결과를 알 수 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