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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카고 컵스 임창용이 메이저리그 경기에 데뷔했다. 1안타 1볼넷으로 위기를 맞았지만 병살타를 유도해 상황을 종료했다. 그는 성공 가능성을 봤을까. 스포츠조선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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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20년 가까이 한 베테랑도 첫 경험은 떨리게 마련이다. 1점차 승부에서 임창용(37·시카고 컵스)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도 돈방석을 마다하고 도전하기 위해 메이저리그를 선택했던 그에게 꿈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맘먹은 대로 제구가 잘 되지 않았다. 또 공이 미끄러워 침을 발랐다가 주심에게 지적을 받기도 했다. 첫 타자부터 힘든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다. 그리고 하필이면 일본인 타자에게 안타를 맞았고 위기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결말은 해피엔딩. 병살타로 상황을 종료했다.
컵스 중간 불펜 임창용이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았다. 한국인 14번째 메이저리거다. 등번호 12번을 달았다.
임창용은 8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리글리 필드에서 벌어진 밀워키와의 홈경기에서 3-4로 끌려가던 7회초 1사에 구원 등판했다. 브룩스 라일리를 대신했다. 첫 타자 숀 할튼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임창용의 메이저리그 등판 초구는 91마일 짜리 투심(직구)였다. 그는 경기 전 메이저리그 등판 초구는 직구를 던지겠다고 말했었다. 볼이 됐다. 심판이 올라와 임창용에게 주의를 주었다. 침을 바른 동작을 본 것이다. 메이저리그 공인구는 그립을 잡을 때 미끄럽다. 그래서 침을 바르고 닦았는데 마운드 위에서 하지 말라는 지적을 받았다. 임창용은 경기 뒤 기자들과 만나 똑같은 걸 마이너리그 경기에서도 지적을 받았던 적이 있다고 했다. 결국 8구까지 가는 팽팽한 승부 끝에 출루를 허용했다.
두번째 타자 일본인 좌타자 아오키 노리치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임창용은 아오키와 일본 야쿠르트 스왈로즈에서 함께 뛰었었다. 5구째 89마일 짜리 직구였다.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아오키는 3B1S에서 던진 투심을 받아쳤다. 컵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당시 투수코치가 말한 영어를 못 알아들었다고 했다. 하지만 임창용은 위기 상황을 스스로 극복했다. 다음 타자 진 세구라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병살타로 처리했다. 88마일 짜리 투심이 통했다.
임창용의 역할은 여기까지였다. ⅔이닝 동안 3타자를 상대로 1안타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93마일(포심 직구, 약 150㎞)이었다. 투구수는 14개. 스트라이크 7개, 볼 7개였다. 볼이 너무 많았다. 직구(투심 포심) 13개, 변화구(체인지업) 1개였다. 위기 관리 능력은 돋보였다.
임창용은 7회말 타석에서 대타 주니어 레이크로 교체됐다. 8회초 마운드엔 카브레라가 올라갔다. 컵스가 3대5로 패했다.
그는 지난 5일 트리플A에서 메이저리그로 승격됐다. 그는 이상훈 구대성 박찬호에 이어 한국, 미국, 일본 프로야구를 모두 경험한 4번째 한국인이 됐다.
임창용은 힘들기 마련인 데뷔전을 잘 통과했다. 짧지만 그 속에 우여곡절이 있었다. 제구가 안 될 경우 고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었다. 또 그의 힘있는 직구가 통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다. 이제부터 그의 메이저리그 도전기는 본격적으로 시작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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