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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제국, 그가 왜 2013 포스트시즌 LG의 희망인지 보여준 한판이었다.
이 경기로 확실해진 부분이 하나 있다. LG의 포스트시즌 1선발에 대한 것이다. LG가 한국시리즈에 직행할 수도, 플레이오프나 준플레이오프로 떨어질 수도 있다. 어찌됐든 중요한 건, 각 시리즈에 맞는 선수 운용이 필요하다. 그 중 변하지 않는게 있으니 첫 번째 시리즈 첫 경기 선발이다. 단기전에서는 상대에 대한 기선제압이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역대 모든 팀들이 가장 뛰어난 투수를 시리즈 첫 경기에 출격시켰다.
물론, 류제국도 기계는 아니었다. 삼성전에서 야구선수 이전에 한 인간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다. 본인은 평소 스타일대로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고 하겠지만 누가 봐도 긴장한 티가 역력했다. 표정도 그랬고, 어깨에도 힘이 들어가 제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았다. 류제국이 7개의 볼넷을 내준 경기는 여지껏 볼 수 없었다.
하지만 긴장은 누구나 한다. 이날 삼성전은 사실상 포스트시즌 경기와 같은 분위기 속에 치러졌다. 긴장을 했다고 해서 류제국을 부족한 투수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그 긴장 속에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모습을 주목해야 한다. 위기를 맞아도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리고 빠른 시간 안에 제 컨디션을 찾았다. 2회초 1사 만루 상황서 나온 수비가 압권이었다. 의도치 않게 글러브에 맞은 것일 수도 있지만, 다음 동작에서 차분하게 글러브 토스를 성공시키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LG가 이 위기를 넘기며 사실상 겨기 분위기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평소 경기 전 실시되는 글러브 토스 훈련을 대충 하는 투수들이 꼭 보고 마음을 다잡아야 할 장면이기도 했다.
결과론적으로, 이날 등판에서 승리투수가 되며 성공을 했으니 류제국에게는 좋은 경험이 됐다. 미리 치른 포스트시즌 데뷔전이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등판 때 삼성전 경험을 떠올린다면 조금 더 수월하게 경기 운영을 할 수 있게 됐다.
여기에 최근 들어 리즈의 페이스가 많이 떨어지고 있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는 큰 경기에서 제구 난조를 보이며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사구 논란 이후 심리적으로도 위축된 모습이다.
LG 김기태 감독은 포스트시즌 1선발에 대한 얘기가 나올 때마다 "아직 정해진 건 아무 것도 없다"고 말을 아껴왔다. 이제 슬슬, 1선발에 대한 결론을 내려야 할 시점이 오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