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두산의 팀 컬러는 '뚝심'과 '투지'였다. 전세가 불리한 상황이더라도 움츠러들거나 피하기는 커녕, 오히려 더 맹렬하게 상대를 물어 뜯었다. 그 결과가 비록 패전으로 이어지더라도 팬들은 두산의 이러한 끈기있는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가끔은 이런 뚝심과 투지가 기적같은 대역전극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3차례의 반전이 있었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된다. 1차전을 내주더라도 전세를 뒤집으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3차례의 케이스는 또 다시 그같은 일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 당시의 시리즈 역전승은 거의 기적이나 마찬가지였다. 앞서 1차전에서 지고도 플레이오프에 오른 사례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의 두산은 '0%'의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냈다. 가히 '기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역전'과 '반전'의 맛에 빠진 두산은 이듬해인 2010년에도 또 드라마를 써내려갔다. 역시 상대는 롯데였다. 이 때는 더 심했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정규시즌을 3위로 마친 두산은 홈인 잠실구장에서 먼저 1, 2차전을 치렀다. 그런데 이 두 경기, 모두 롯데에 내줬다. 특히 2차전에서는 1-1로 맞선 연장 10회초에 이대호가 두산 마무리 정재훈을 상대로 호쾌한 3점포를 쏘아올리며 승리를 따내 플레이오프 진출을 거의 굳히는 듯 했다.
그러나 이는 결과적으로 '반전 단골손님' 두산의 존재감을 빛나게 해주는 효과였을 뿐이다. 두산은 부산에서 열린 3, 4차전을 모두 따내더니 다시 잠실로 장소를 옮겨 치른 5차전에서 롯데를 11대4로 격파했다. 1, 2차전을 모두 내준 팀이 5전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연승을 거두며 다음 시리즈에 오를 확률. 당연히 이전까지 '0%'였다. 두산은 무려 2년 연속 '0%'의 가능성을 현실화하는 기적을 연출해낸 것이다.
때문에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이 비록 1차전을 내줬지만, 이대로 시리즈가 끝날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다. 앞서 두 차례의 기적을 이뤄낸 것을 봐도 그렇고, 두산의 현재 전력 자체도 충분히 반전을 쓸 여력이 있다. 과연 두산이 세 번째 '반전드라마'를 만들어낼 지 기대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