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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어렵다. 혹자는 '행복한 고민'이라고 한다.
김재호와 손시헌. 두산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선수들.
기본적인 수비 레벨은 리그 최정상급이다. 손시헌은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였다. 지금도 여전하다. 안정적인 글러브 컨트롤과 빨랫줄같은 송구가 일품이다.
포지션은 하나. 그러나 최정상급 유격수는 둘이다.
1차전 두산 코칭스태프는 확률을 택했다. 손시헌은 대구구장에서 너무나 강했다. 삼성 최형우는 "대구에서는 김현수보다 손시헌이 더 무섭다"고 말할 정도. 반면 김재호는 대구에서 약했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통해 단 한차례도 주전으로 나서지 못했던 손시헌은 울분을 풀 듯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솔로홈런을 포함, 4타수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도 손시헌은 주전으로 낙점됐다. 그는 연장 13회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결정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그렇다면 대구 2연전에서 김재호가 가만있진 않았다. 타격 도중 잔부상을 입은 이원석을 대신해 3루수로 들어간 뒤 맹활약을 펼쳤다. 팀의 선취점을 뽑는 좌전 적시타를 비롯, 3타수 2안타, 2볼넷을 기록했다.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김재호는 1차전 휴식이 오히려 약이 된 듯,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이어온 상승세를 더욱 업그레이드시켰다.
결국 3차전에서도 두산의 코칭스태프는 더욱 큰 고민에 빠지게 됐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고려됐던 부분은 두 가지. 명확한 기준이 될 수 있었다. 대구에서 강한 손시헌과 약한 김재호. 게다가 김재호의 체력적인 부담을 덜어준다는 이유가 있었다. 하지만 3차전부터는 잠실로 장소를 옮긴다. 그렇다면 두 선수 중 한 명을 선택할 기준 자체가 없어진다.
'제 3의 길'이 있긴 하다. 2차전에서 두산 타자들은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원석 홍성흔은 잔부상을 입었다. 전체 선수들이 체력적인 부담도 점점 가중되고 있다. 다행히 김재호와 오재원은 멀티 플레이어다. 김재호는 1루를 제외한 내야의 모든 포지션이 가능하다. 오재원 역시 2루와 1루수로 번갈아 뛸 수 있다.
1루수로 나서는 최준석과 오재일을 지명타자로 돌린 뒤 김재호와 오재원의 멀티 포지션 능력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대구에서 손시헌의 부활은 많은 의미를 지닌다. 체력적인 부담을 덜면서, 또 다른 공수 옵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의 최대강점인 두터운 야수진. 한 해 농사의 결정판인 한국시리즈에서 제대로 나오고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