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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야말로 '기'싸움이다.
김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두산에 따라준 운을 '기'라고 생각한다. 한국시리즈 앞두고도 우리 선수들은 '기'가 우리쪽으로 충만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시리즈 마지막까지 따라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승리의 기운데 두산 쪽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감독의 기대가 크게 맞아들어갔다. 초반 2연승 이후 1승1패를 나눠가지며 3승2패다.
삼성이 받은 기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서 뿜어져 나왔다. 이 부회장은 1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할 정도로 야구장 방문을 자주 하지 못한다.
아무래도 세계 최고기업을 이끄는 경제인이니 스케줄을 뺀다는 게 하늘의 별따기나 마찬가지다.
한데 이 부회장과 삼성 구단은 묘하지만 기분좋은 징크스가 생겼다. 이 부회장이 잠실구장에 뜨면 무조건 승리한다는 것이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여실하게 드러났다. 이 부회장은 지난 27일과 29일 2, 5차전때 잠실구장을 방문했다.
3차전에서는 2연패의 궁지에 몰려있던 삼성이 첫승을 챙기며 기사회생했다. 5차전도 삼성에게는 의미깊은 경기였다. 1승3패의 위기에서 1경기만 패하면 '게임끝'이 되는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한데 이 부회장이 보는 앞에서 다시 승리를 챙기며 마지막 불씨를 살린 것이다.
사실 이 부회장의 잠실구장 방문은 5차전만 예정돼 있었다. 3차전은 갑작스런 방문이었다. 야구를 좋아하는 이 부회장이 때마침 1∼2시간 여윳시간이 생겨서 삼성 야구를 보고 싶다며 잠실구장을 찾았단다.
그래서 승리했으니 삼성으로서는 이 부회장의 승리법칙이 더욱 기분좋게 다가오는 것이다. 이 부회장과의 인연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이 부회장은 이번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6번 야구장을 찾았다.
지난 2011년 7월 29일 잠실 LG전에서도 이 부회장이 보는 앞에서 4대2 승리를 챙겼다. 당시 삼성은 이날 경기 승리 이후 하위팀의 추격을 서서히 따돌리며 '여름의 전설'을 만들어갔고, 정상까지 올라섰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5월 11일 잠실 LG전에서도 승리를 목격했고, 10월 31일 한국시리즈 5차전 때에도 승리의 기운을 불어넣어줬다. 이 부회장이 방문했을 때 유일하게 패한 경기는 지난해 5월 20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넥센전이었다.
이 부회장이 잠실구장을 방문했다고 하면 승률 100%인 셈이다. 삼성은 이 부회장 등 그룹의 수뇌부가 경기장을 방문할 때 선수단에게 미리 알리지 않는다. 괜히 선수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하기 위해서다. 방문한다고 해도 이동 문제 때문에 서울 지역 경기장이다. 공교롭게도 이 부회장이 왔다 하면 만세를 부르는 경우가 많았다.
삼성은 이번에도 '이재용 기'를 믿고 싶다. 이제 결전의 장이 홈인 대구지만 힘들다는 잠실 원정와서 이 부회장의 기를 받았으니 두산에 쏠렸던 기운도 당겨 올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이 부회장을 한 번 더 모실 수 있는 기회도 있다. 7차전까지 몰고 가면 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