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감한 관전평] 삼성의 축포? 완벽한 오버다

기사입력 2013-10-31 21:41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2013 한국시리즈 6차전이 31일 대구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두산 선두타자 정수빈이 우월 솔로포를 날리고 그라운드를 도는 가운데 삼성 선발투수 밴덴헐크가 허탈해하고 있다.
대구=정재근기자 cjg@sportschosun.com/2013.10.31/

포스트시즌에선 한 경기가 곧 결승전이다. 한 타자, 한 이닝이 끝날 때마다 아쉬움의 탄식과 기쁨의 환호성이 터진다. 진 쪽은 사소한 것도 불만이고, 이긴 쪽은 모든 게 다 아름다워 보인다. 담당기자가 잠시 이성을 내려놓고 철저히 팬의 눈으로 철저히 편파적인 관전평을 썼다. 팬과 공감하는 편파 해설, 용감한 관전평이다. <편집자주>

<두산 편에서> - 삼성의 축포는 완벽한 오버다

6회말 채태인이 역전 투런홈런을 쳤을 때다. 삼성 응원석인 대구구장 3루측 관중석에서 갑자기 축포가 터졌다. 정말 이례적인 일이다. 순간 삼성이 우승한 줄 알았다. 축포의 부산물인 연기가 잠시 두산이 수비하는 외야 상공을 뒤덮었다. 경기에 지장을 줄 수도 있는 수준이었다. 박한이의 스리런 홈런이 터졌을 때 또 다시 축포가 터졌다. 응원석에서 두산의 기를 꺾어야 하는 의도는 알겠다. 벼랑 끝에 몰린 초조한 마음도 알겠다. 하지만 오버다.

두산은 뼈아픈 역전패를 했다. 인정한다. 하지만 삼성 류중일 감독의 의도는 완전히 빗나갔다. 이틀 전 중간계투로 나와 28개의 공을 뿌린 선발 밴덴헐크는 겨우 1이닝을 소화하고 물러났다. 구위가 뚝 떨어진 모습이었다.

삼성에서 가장 적은 투구를 한 선발 배영수가 뒤를 이어나왔지만, 역시 버티지 못했다. 가장 믿을 만한 좌완인 차우찬도 마찬가지였다. 두산이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2, 3회 결정적인 찬스를 날려버린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제 삼성 투수들도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 삼성에서 나올 선발은 장원삼밖에 없다. 하지만 그는 좁은 대구구장에서 홈런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많은 투수다. 믿을 만한 투수는 오승환 뿐이다. 반면 두산은 유희관과 함께 한국시리즈에서 완벽한 투구를 한 핸킨스를 아껴두고 있다.

3승3패 균형을 이뤘다. 분위기는 삼성으로 움직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두산도 이제 벼랑 끝에 섰다. 완벽히 초심으로 돌아갔다.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은 벼랑 끝에서 엄청난 저력을 보여줬다. 삼성이 경험하지 못한 극한의 체험을 했다.


7차전은 완벽히 정신력의 싸움이다. 당연히 냉정하게 평가한 투수력과 심리적인 부담감의 측면에서 모두 두산이 유리하다.

벼랑끝에 몰렸던 삼성은 7차전까지 끌고 왔다. 그들의 저력에 박수를 친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아직 삼성이 축포를 터뜨릴 때가 아니다. 완벽한 오버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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