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환 日적응, 대선배 백인천-선동열의 조언은?

기사입력 2013-12-01 10:41



"한국인이란 걸 내세우기 보단, 한신의 일원이라고 생각해라."

"승환이가 결혼하고 갔으면 참 좋았을텐데…."

30일 인천 문학구장. '한일프로야구 레전드 슈퍼게임'에서도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의 일원이 된 오승환은 화제였다. 특히 일본프로야구를 먼저 경험했던 대선배들의 조언은 귀담아 들을 만했다.

백인천 전 감독은 한국인 최초로 일본프로야구 타격 타이틀을 따낸 주인공이다. 1962년 일본으로 건너가 도에이 플라이어스(현 니혼햄)에 입단했고, 1981년까지 다이헤이요(현 세이부), 롯데, 긴테쓰(현 오릭스)에서 선수생활을 했다. 일본에서 통산 1831안타 209홈런 212도루를 기록했다.

한국프로야구 출범과 동시에 MBC의 선수 겸 감독으로 오기 전까지 일본에 있었다. 1975년에는 다이헤이요 라이온스에서 타율 3할1푼9리로 타격왕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 지난해 이대호가 타점왕을 차지하기 전까지 일본프로야구 내 유일한 한국인 타이틀 홀더였다.

백 감독은 오승환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묻자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는 선수다.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빨리 적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일본프로야구를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따뜻한 조언을 건넸다. 백 감독은 "'난 한국사람이다'라는 걸 내세워선 안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반감만 얻게 된다. 말하지 않아도 한국사람인 건 다 안다"며 "그보단 '난 한신의 일원이다'라고 생각해야 한다. 자신보다 동료들을 생각하고 하면 야구도 편해진다"고 말했다.

한국인으로서 겪을 수 있는 차별 문제를 걱정한 것이다. 그는 "먼저 배려를 해야 한다. 다른 선수들에게 박수쳐주고, 파이팅을 외쳐줘야 한다. 대우를 받으려면 그만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우리와는 기후가 다르다. 날씨가 습하다. 그런 작은 부분에서도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을 잘 컨트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검증된 실력이 있으니 적응만 하면 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었다.


11월30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2013 한일 프로야구 레전드 슈퍼게임'이 펼쳐졌다. 한국 레전드 팀은 선동열(플레잉감독), 양준혁, 이종범, 송진우, 장종훈 등이 참가하며 일본 레전드 팀은 사사키(플레잉감독), 구와타, 다카츠, 고쿠보, 마츠모토 등이 참여했다. 경기 전 선동열 감독이 일본 레전드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인천=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3.11.30
오승환의 옛 스승인 KIA 선동열 감독 역시 마찬가지 생각이었다. 선 감독은 삼성 사령탑 시절 신인이던 오승환을 정상급 마무리투수로 발굴해냈다. 그는 1996년부터 1999년까지 주니치에서 '나고야의 태양'으로 불리며 수호신 역할을 한 경험이 있다. 오승환의 일본프로야구 마무리 선배이기도 하다.

선 감독은 "난 승환이가 잘 선택했다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일본에 갔으면 했다"며 "올해 한신을 보면, 오승환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위 요미우리와 승차가 많이 났지만, 한신은 시즌 초반에 좋았다 마무리 부재로 고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승환은 일본에 가면 30세이브 이상할 것이다. 오사카 지방에는 한국 교민들도 상당히 많다. 승환이가 잘 하면, LA 한인타운만큼 오사카에도 강한 파급력이 있을 것"이라며 웃었다.

오승환의 일본 진출까지 아쉬운 점은 딱 하나 있었다. 그는 "결혼만 하고 갔으면 참 좋았을 텐데…"라며 "거기 가면 모두 혼자 해야 한다. 말할 상대도 적고, 곤란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난 가족과 함께 가서 괜찮았는데 승환이는 혼자라서 걱정이 된다"고 했다.

결혼 역시 적응의 문제다. 낯선 타지에서 생활하는데 적응을 도울 가족이 있냐 없냐의 차이는 크다. 구단에서 통역을 비롯해 한국 직원들을 붙여준다지만, 가족처럼 힘이 될 수는 없다. 역시 일본프로야구를 경험한 한화 이종범 코치는 "가족과 함께 가는 게 확실히 좋다.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며 거들었다.

미혼인 탓에 2% 부족하긴 해도, 선 감독은 오승환의 성공을 확신하고 있었다. 그는 "가서 자기 관리 잘 하고, 자기 공만 던지면 된다. 충분히 잘 할 것"이라며 제자의 선전을 기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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